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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병'은 시스템과 리더십의 부재

김윤상 / 변호사

우리의 고국이 엄청 시끄럽다. 고국의 모든 뉴스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묻혀버려 다른 뉴스가 없어 보인다. 비록 박 대통령이나 여당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경제라도 살리길 염원했었다. 국민들이 배불리 먹고 편하면 대한민국 안에서 누가 정권을 잡든 사실 뭐가 문제겠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제발 경제만 되살려주길 바랐다.

강남이나 수도권에 편중된 부와 지역 불균형, 청년실업, 무너지는 제조업, 좀처럼 생존하기 어려운 자영업과 중소기업, 커지는 빈부격차…. 이런 경제와 민생문제에 제발 집중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라도 보여줄 줄 알았더니 예상했던 대로 엉뚱한 일만 하고 수없이 많은 돈과 시간을 허비했다.

아무런 정치철학도 역사의식도 없이 사리사욕이란 공통 분모만 갖고 있는 집단이 정권을 장악했으니 경제정책이 제대로 설리도 없고 민생엔 더군다나 관심을 가졌을리 만무하다. 대기업들에게서 각출한 그 어마어마한 돈은 좋게 쓸 곳이 한두군 데가 아니다. 그런데 말을 사고 말 관리하는 데 그 돈이 다 들어갔단 말인가.

이번 대형 부패 게이트가 아니었다면 지금 한국의 뉴스는 온통 조류독감에 맞춰져 있을 것이다. 서민들의 주식이며 요식 관련 자영업체들이 많이 쓰는 계란이 조류독감 때문에 값은 하늘로 치솟고 계란으로 만드는 것들은 팔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결국 힘겨운 건 고기 대신 계란을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서민들과 소규모 요식업에 생계를 건 자영업자들이다.



조류독감과 함께 일과성으로 지나갈 뻔한 중견 중소기업체 사장 아들의 기내 난동사건도 눈에 띈다. 이 사건을 소셜미디어(SNS)로 세상에 알린 미국인은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허둥대는 모습이 너무 한심했다고 한다. 더 웃기고 기가 찬 건 이 사고뭉치가 전에도 유사한 사건을 일으켰는데 항공사에서 음주서비스를 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경찰은 그 남성을 그냥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한국의 법이 이런 식의 비행기 내 난동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은 미국에 살면서 미국 시스템에 익숙한 한인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세월호 사건과 조류독감, 대한항공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시스템 부재와 이를 대체할 지휘관 부재이다. 앞의 두 사건은 공적인 것이고 마지막 사건은 사적인 것이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우왕좌왕, 허둥지둥하는 건 똑같다. 이것은 위기상황에 제대로 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너무나 말이 안되는 사건이었던 세월호 침몰도 일부러 승객들을 죽게 내버려둔 것이 아니냐는 유언비어가 돌 정도로 위기대처 시스템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

시스템이 부재하거나 망가져 있으면 이를 대체하는 게 능력있는 지휘관의 존재다. 지휘관 혼자서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능력있는 지휘관은 어느 정도 시스템 상의 문제를 대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사회 곳곳에 제대로 된 시스템도 없을 뿐더러 시스템을 대신할 능력있는 지휘관도 없다. 미국은 오히려 지휘관이 약간 엉성해도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큰 탈은 없다. 한국은 이번 기회에 미국의 시스템을 제대로 배우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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