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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수의 역사와 개혁보수신당

나광수/수필가

개혁보수신당이 한국의 보수당인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옴으로써 정치판도가 바뀌었다. 좀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보수의 적폐가 이번 최순실 사태로 터져 나와 강한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개혁을 향한 몸부림이었다고 여겨진다.

보수주의는 전통과 상식을 존중하며, 자유시장 경제원칙을 추구하고,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한다. 또 개인의 자유와 책임, 도덕성을 강조한다.

한국의 보수는 미 군정과 이승만에 의해 태동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을 패배시키고 한국에 들어온 미군은 남한을 빨리 안정시키고자 나라 운영에 경험이 있는 구시대의 인물들을 발탁하여 요직에 중용했다. 미 군정은 대한민국의 먼 앞날을 위해서 나라의 기틀을 세우기보다는 한시 빨리 나라체계를 갖춰 팽창하는 공산세력을 저지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관리, 경찰, 법관, 군인들이 군정하에 수평 이동하여 기득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여기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승만은 이들과 함께 이른바 보수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이승만이 미국의 낙점을 받아 정권을 차지하게 된 데는, 그가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여 미국 정계에 널리 알려진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가 친미주의자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기 때문이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어지러운 정국을 빨리 수습하고 경제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그 당시 생소한 중화학공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수출정책을 펴서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면서 소위 재벌들의 탄생을 가져온다. 정권은 기업을 봐주고 재벌은 반대급부로 정치자금을 갖다바치는 이른바 정경유착의 고리가 단단히 연결된다. 여기서 재벌은 보수의 큰 축을 이루게 된다.

유신의 4공화국이 무너지고 전두환에 의한 군사반란으로 5공화국이 시작되었고 박정희 시대와 똑같은 길을 감으로써 보수의 뿌리가 단단해져서 지금의 박근혜 정권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해방 후 지금까지 70여 년간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경제를 발전시킨 보수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보수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그것 말고 부정적인 것들이 있다. 재벌, 권위주의, 군사독재, 정경유착, 대통령의 권력남용, 반공과 안보의 악용 등이 그것이다.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 이러한 것들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혁명과도 같은 촛불민심의 거대한 저항에 부딪혔다. 보수당인 여당은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가운데도 무엇 때문에 탄핵을 당하는지도 모르는 것처럼 대통령을 감싸기에 급급했다. 심지어 친박이라는 의원들은 민심을 바로 직시해서 당을 개혁하려는 의원들과 싸움만 일삼는 등 도무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이 그 지경까지 이른 데 대한 책임감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의 보수가 직면한 한계였다.

이런 가운데 보수의 개혁을 외치며 새누리에서 떨어져 나온 그들에게 조금은 기대가 간다.

포용적 보수, 서민적 보수, 도덕적 보수,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당을 세우겠다는 말처럼 부디 국민에게 신뢰받는 보수가 되길 바란다. 세계의 어느 정당도 정강이 온전치 못해서 성공하지 못한 정당은 없었다. 오히려 정강이 구구절절이 미사여구로 가득 차 가슴이 떨릴 지경이었다. 부디 더도 덜도 말고 내건 정강만큼만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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