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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내가 떠난 자리

아침 산책길에 들르는 동네 맥도널드가 있다. 며칠 전에 서쪽 입구 도로변 가로수 밑에 자리 잡았던 홈리스 텐트가 밤새 사라졌다. 어디로 이사를 했을까. 온 천지가 저들의 땅인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딘들 못 갈까. 세상의 온갖 굴레(법규)에 매이지 않는 저들의 자유로운 삶에 대한 부러움(?)과 측은지심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그러나 저들이 떠난 자리를 보는 순간, 그러한 감상적인 생각들은 사라지고 미운 생각(?)이 둥지를 트니 이를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매도만 할 수 있을까. 우주삼라만상은 사라지면서(떠나면서) 흔적을 남긴다. 생명이 있는 동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무생물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인데 더 무엇하랴.

역사란 이 땅을 살다간 많은 사람들의 흔적(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어떤 학자는 사람들이 한 모든 말은 사라지지 않고 우주공간 어디엔가 저장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의 과학문명이 만들어 낸 첨단 기기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성경은 하늘에는 모든 사람들의 행위가 낱낱이 기록되는 생명책이 있다고 가르친다. 내가 이 땅에서 행한 모든 행위와 말이 모두 하늘의 생명책에 기록되고 녹음 된다니 어찌 두렵지 않을까.

오늘 나는 내가 떠난 자리를 보고 후대가 무어라 할 것이며, 하늘의 생명책에는 나의 한 생애가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두려움으로 마음의 옷깃을 여민다.



안동철·충현선교교회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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