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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문 대통령의 북한 해법 딜레마

나광수/수필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대통령 후보 때부터 북핵 해결을 위해서라면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를 나설 수 있다"라고 하여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마 전 북한의 태권도 관계자들이 내려왔을 때 그들을 환대하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한 단일팀의 희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생각과 북한과 미국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6월 19일에 "조미(북미) 간의 문제인 핵 문제는 북남 사이에 해결해 보겠다고 하는 것은 언제 가도 실현될 수 없는 부질 없는 망상이다"라는 발표를 했다.

북한의 생각은 이런 것 같다. 그들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그들의 체제를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지키려는 것으로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평화협정)과 북미수교'를 얻어내려는 것이지, 남한과의 협상용은 아니다. 만약 너희가 비핵화 따위를 논하지 말고 북핵을 인정하면 대화에 응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실상 북한으로서는 급한 면이 있다. 한시 빨리 북미 대화를 해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을 맺고 싶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체제보장은 물론 정상 국가가 되어 세계를 상대로 무역도 하고,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매듭이 한꺼번에 풀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남한과의 대화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 북한은 잊지 못할 추억을 갖고 있다. 김정일 시절 '남북정상회담 가야금곡'을 평양에서 두둥둥 울리자 서울에서 돈을 싸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달려가던 것이 그것이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새 정부도 그런 정부가 아닐까 하고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쓰던 가야금의 먼지를 털어내고 줄을 고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북핵 해결 방법도 새 정부와는 다르다. 얼마 전 워싱턴에서 있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에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문 특보가 "북한이 핵,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라고 말하자 미국은 바로 "북한의 비핵화 전제 없이 어떠한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며칠 뒤 전략폭격기 B-1B 두 대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행동으로 의지를 보여줬다.

미국의 생각은 이런 것 같다. 어차피 북한의 핵 문제는 남한이 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나서야 해결될 문제이니, 앞서가지 말고 우리와 보조를 맞추면서 따라오라는 강력한 메시지 같다.

진보정권 들어 사드 배치부터 북핵 문제까지 미국과 의견의 차이를 보이자 미국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핵 문제로 북한은 남한과 대화조차 거부하고 미국은 뒤에서 자꾸 목을 잡아끄니 새 정부로선 난감하다. 정부는 나름대로 말을 쏟아놓고선 미국 눈치 보며 반응을 살피고 있는 모양새다.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려는 마음은 앞서가더라도 좋은 동맹 관계를 위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부가 북핵 해법에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도록 서로 상대국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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