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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미국인의 세 가지 죄책감

김 택 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때는 1864년, 콜로라도의 황량한 들판을 일단의 기병대가 행진을 하다가 인디언에게 습격을 당해 몰살당한다.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제7 기병대는 11월 19일 J. M. 시빙턴 대령의 지휘 하에 얼마 전 기병대를 습격했다고 추정되는 샤이언 마을에 쳐들어갔다. 추장은 백기를 들고 나왔지만 기병대는 무차별로 공격을 감행했다. 어른, 아이, 노인, 여자 할 것 없이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미국 역사에 나오는 저 유명한 '샌드크릭 대학살'이다.

이것은 1990년 랠프 넬슨 감독의 영화 '솔저 블루'에 나오는 이야기다. 원작은 시어도어 올슨의 '태양 아래의 화살(Arrow in the Sun)'이라는, '사실'에 기초한 소설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미국이 역사적으로 인디언 원주민에게 저지른 '죄악'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발한다. 그리고 동시에 시빙턴 대령의 약혼자 크레스타와 한 이등병의 대화와 반항을 통하여 역사에 대한 '죄책감'과 미국의 '양심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S.M.U.의 역사학 교수 에드워드 포이트라스 박사는 "미국인들은 미국이 역사에서 저지른 '세 가지 잘못'에 대하여 항상 '죄책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 가지 '죄책감'은 원주민 학살, 노예제, 남북전쟁이다. 그래서 문학, 예술, 매스컴, 교과서, 심지어 드라마, 영화에서도 세 가지 죄책감이 항상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미국 역사에서 미국인들이 저지른 '수치스러운 어두운 면'이다. 하지만 미국의 양심은 그것을 감추거나 덮어두지 않고 계속해서 고발하며 그것에 대하여 반성을 하곤 하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반성하지 않고 실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사죄'의 조치를 취해 왔다.

인디언 원주민에 대해서 미국 정부 차원의 반성과 사과문 발표, 의회의 '원주민에 대한 사과 결의문' 채택, '원주민의 날' 및 '원주민 유산의 달' 제정과 보상 등을 해왔다.

노예제 및 남북전쟁에 대해서도 '반성'을 계속했다. 의회 차원에서 '노예제와 흑인 인종차별 사과 결의안'등을 채택했고 워싱턴DC에 '흑인 역사 문화 박물관'을 설치하기도 했다.

2차대전 때 일본인들을 전쟁수행 차원에서 강제 수용소에 일시 수용했던 일에 대해서도 미국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보상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들 스스로 미국의 '친구'라고 하는 일본은 어떠한가? 역사를 통해서 과거 일본이 저지른 수많은 악랄한 '죄'에 대하여 아직까지 진정한 사죄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일본인들의 태도에 대하여 동양적 '수치의 문화' 즉, 부끄러운 것은 나타내지 않고 감추려고 하는, 문화적 상이성으로 이해하려는 해석도 있다.

그러면 미국이나 독일 같은 유럽의 국가들이 역사적으로 그들이 저지른 잘못과 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반성하고 사죄하는 태도는 어디에 근거를 둔 문화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서구의 문화적 바탕인 '기독교적 역사의식'과 함께, 교회가 가르치는 '죄와 회개'의 문화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포이트라스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기독교적 문화가 바탕에 없기 때문에 그들의 죄에 대하여 '회개'하는 태도가 없다는 것이다.

7월은 '독립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미국 독립과 관련해서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건국되었는가'라는 토론이 가끔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 건국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포이트라스 교수가 지적했듯이 미국은 처음부터 기독교 정신과 문화의 바탕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그들이 지은 죄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표현하고 '반성과 사죄'를 해 왔다는 것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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