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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대북 당근 정책 능사 아니다

이 재 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7월 27일, 잊지 못할 6·25 휴전일이다. 흔히 '휴전'이라 말하지만 공식용어는 '정전(停戰)'이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한미정상회담이 있은 지 나흘만이다.

흔히 북한이 도발하면 한국과 미국은 대북 경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엔에선 토의 끝에 강도 높은 제재 의결로 북에 경고한다. 또 북한의 지원국인 중국에 더이상 역성들지 말라고 매달려 보기도 한다. 천편일률적인 대응태세가 매번 반복되고 있다.

3년 1개월에 걸친 치열했던 비극적인 한국전쟁을 중단하고 남북한이 휴전에 들어간 지 숱한 세월에 인적은 갔어도 흔적은 남아 있다. 그렇게 목메도록 기다려온 표면적 평화 덕분에 총성 한번 들어보지 못한 세대들에게 전쟁은 먼 중동지역에서나 발생하는 분쟁쯤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더욱이 국가안보는 중학교 교과서에서나 본듯한 시험문제 단어로만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이 이날을 기념하는 것은 그토록 힘들고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힘차게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이 국가생존과 국민의 행복을 추구해 왔다는 데 긍지를 느끼고 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시에 첫 순방지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가서 헌화했다. 또 일기도 불순한 전장의 모습을 기린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서도 낯선 이국인의 헌신과 희생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필자가 군 복무 중 뉴저지에서 군사 유학 당시 인근에 거주하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한 미망인의 가정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다. 초·중등학교 초년생인 그 집 아들딸 어린이와 함께 보낸 한 시간을 잊을 수 없다. "한국군 아저씨, 한국이 어디에 있어요?" 하면서 '지구의'를 들고 나와 내게 물었을 때 난 심장이 멎는 듯했다.



미국은 매년 휴전기념일을 워싱턴DC에 위치한 링컨 기념관 앞 광장에서 'Remember 7·27'이라는 대통령이 선포한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행사가 열린다. 국가가 군인을 알아줄 때 군인은 목숨 바쳐 나라에 충성을 다한다. 잠시 멈춘 전쟁, 휴전이란 이름으로 쉬었다가 다시 재발할지도 모를 전쟁에 그때 참전했던 노병들은 조국이 위기에 처하면 다시 나가 싸우겠다는 결의다.

6·25는 오늘의 대한민국 존재가치를 더해 준 역사의 장이다. 요즘 북한 김정은의 웃는 얼굴과 함께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이 매일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 대화를 즉각 재개하자"며 북에 제안하고 있다. 도발-규탄-의결-대화-지원, 개미 쳇바퀴 돌 듯한 대북 스케줄이다. 적은 미사일을 쏘는데 우리는 말로 하잖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윈스턴 처칠이 남긴 유명한 명언이다. 가슴에 새겨둬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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