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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권력과 거짓말

이보영 / 수필가·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가정에는 부모의 권위가 있고, 학교엔 교사의 권위가, 교회엔 목사의 권위가, 그리고 국가에는 대통령의 권위가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목사는 신자들에게 악을 버리고 선한 양심으로 살라고 설교한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잘 사는 나라, 튼튼한 국방,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한다.

권력이 무엇이길래 인간은 권력을 추구할까? 권력은 '내 주장과 의지를 사람이나 조직속에서 실현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들은 '권력' 현상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연구를 펼쳐 왔다. 권력은 인간사회를 펼쳐 나가는 데 필수적 요소이며, 조직을 형성하고 이끌어 가는 힘이 바로 권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권력욕은 인간이 태어 나면서부터 인간 본성에 내재되었다고 분석한다.

일상에서도 소소한 권력투쟁은 연속적이다. 부부사이에도 주도권 쟁탈전이 있고, 직장에선 동료들 간에 선의의 경쟁이 존재하고, 정치에선 여야가 대립하고, 정부 조직에선 헤게모니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

성경에는 "모든 권력은 하나님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누구든지 정부 당국에 복종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권력을 거역하면 하나님이 세운 권력을 거역하는 것이 되고 그런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된다" 고 쓰여 있다. 하나님이 세우신 부모의 권위, 목사의 권위, 대통령의 권력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특히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한다. 안으로는 '통치권'을 행사하고, 밖으로는 '외교권'을 갖는다.

집권욕과 인기영합에 사로 잡히면 뻔히 지킬 수 없는 일도 집권하면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약속을 남발한다. 백성들은 그 공약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그에게 투표한다. 권력의 임기가 한참 지난 후에야 또 속았구나! 하는 한탄으로 체념해 버린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다.

일본말에 '구라(晦)마스(속인다)' 라는 말이 있다. 일제시대 때 도박판에서 자주 쓰였던 말인데,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경상도에서 이 말이 유행하여 오늘날 '구라(거짓말로 속인다)'라는 속어가 되었다.

어느시대, 어느나라든지 권력자들은 순진한 민초들에게 구라를 남발해 왔다. 요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과 틀린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재임시 집무실에서 인턴여성과 성관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나 창피를 당했고, 거짓때문에 탄핵위기까지 몰렸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전쟁이 발발하면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수도권이 함락되자 한강을 건너 대구로 피난하면서 "서울은 안전하니 시민들은 안심하라"는 방송을 했다.

박정희장군은 혁명공약을 통해 "혁명과업을 성취한 후, 민정으로 이양하고 자신은 군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족은 무재산 가족으로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가진 돈이 29만원 뿐이라서 추징금을 낼수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기도 했다.

권력의 거짓말은 어디까지 용인되는가? 문제인 대통령은 5년 임기중에 100대 국정공약을 발표했다. 거짓없는 정치, 진실된 권력을 이번에는 정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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