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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청소년 범죄와 두뇌 발달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술이 만취되어 돌아온 아빠가 트집을 잡으며 엄마에게 폭행을 시작하는 것을 열네 살 된 소년 단테는 걱정스레 보아야만 했다. 부엌에 서 있던 엄마는 아빠가 밀치는 바람에 뒤로 넘어지며 벽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엄마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빨리 911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소년은 마음이 급했다. 그런데 전화는 이미 아빠가 들어가서 잠들어 있는 침실 안에 있었다. 눈을 뜨지 않는 엄마를 지키다가 단테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옷장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는 옷가지에 감추어진 아빠의 권총이 있었고 그는 잠들어 있는 아빠를 향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일급 살인죄로 기소된 단테는 성인 재판소에 서게 되었다. 관선 변호사는 단테가 육체적, 심리적 학대에 대한 과거력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때문에 그의 정신 상태가 비정상인 것을 밝히지 못하였다.

25% 이상의 주민이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백인 위주의 배심원들에 의해서 소년은 사면의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단테는 스티븐슨이라는 하버드 법대 출신 변호사의 도움을 받은 실존 인물이다. 다음은 그가 대법관 판사들에게 강조한 청소년 두뇌 발달의 특징이다.



사춘기를 맞은 어린 청소년들은 갑자기 증가된 도파민의 활성화와 함께 감각적 자극과 위험을 무릅쓰는 행위에 빠져들기 쉽다.

이에 비해서 인식의 성숙 및 감정조절을 가능케 하는 전두엽의 발달은 비교적 늦게야 오기 때문에 중간 나이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문제 행동이 오기 쉽다. 이런 두뇌 성장의 미숙함 때문에 판단의 잘못, 인생 경험의 부족,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의 부족,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미칠 결과에 대한 예상불능 등등이 초래될 수 있다.

비록 옳은 판단을 내렸더라도 그대로 이끌고 나갈 자신감도 결여된 것이 이 나이 또래다.

이런 두뇌의 미숙된 발달 상태와 더불어서 환경적으로 폭력, 학대, 애정결핍, 돌보아주는 어른의 부재 등이 겹치는 경우에는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끔찍한 사건들이 생기게 된다. 2000년도 초반 미국 감옥에는 약 2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종신형에 처해 있었다.

보수파 전직 상원의원인 앨런 심슨 의원은 자신의 과거력을 고백하며 스티븐슨 변호사를 지지하는 성명서에 서명했다. "저는 방화, 도둑질, 싸움질, 위법무기 사용은 물론 경찰관을 폭행하다가 몇 번이나 체포되었던 괴물이었습니다." 청소년기의 비행 행동만으로는 그 인간의 미래 발전될 모습을 판단할 수 없다면서 자신도 17세에 감옥에 들어가서야 정신을 차린 후에 참인간이 되었다고 고백하였다.

이미 1920년경에 보스턴에서 청소년 지도 센터를 세웠던 베이커 판사는 어린이들의 범죄를 막으려면 형벌보다는 사랑이 깃든 치료와 환경의 개선을 주장했다. 많은 부모님과 어른들이 기억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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