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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골방으로 들어가 평화를 기도하라"

백승배 / 은퇴 목사

(이 글은 예수가 기독교인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썼음)

사랑하는 미주의 그리스도인과 한겨레 한민족 형제자매 여러분, 며칠 전 나는 신문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북미주 성도들의 통곡 기도 선언문'을 보았습니다.

신문 전면을 활자로 가득 채운 광고였습니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과 국가의 안정와 평화를 돕기 위한 기도회를 누가 탓하겠습니까.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기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기독교인의 의무와 책임인 것을. 그러나 선언문을 읽어본 나는 솔직히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선언문엔 여러분의 욕망만 있을 뿐 예수정신도, 시대정신도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2000년 전, 저 갈릴리의 제자들에게 내가 부탁한 기도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기도할 요지는 첫째는 하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위하여, 둘째는 하느님 나라의 임재를 위하여, 셋째는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넷째는 일용할 양식을 위하여, 다섯째는 죄의 용서와 사함을 위하여, 여섯째는 시험에 들지 않고 악에서 구원받기를 위하여, 입니다.

이어 나는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의 과실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마지막엔 십자가를 짊어졌습니다. 사랑을 위하여. 용서를 위하여. 새삶을 위하여.

그런데 여러분들의 선언문엔 죄의 용서와 회개 대신 분노와 적의가 보였고, 자기 의가 있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어느 정권도 정의로운 정권만은 없습니다. 자기 의가 있고, 교만이 있고 이기적인 욕망이 있습니다. 정권은 그 정권 자체로 사망과 부패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이를 부정하면 그 정권은 하느님의 의를 범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모국이 왜 분단되었습니까. 자기 의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타자의 의지, 제국의 욕망의 산물이지요. 그 분단은 해방 70년이 지나도록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강대국의 의지와 국가적 집단 욕망 때문에, 다른 한편으론 여러분이 속한 모국 지도자의 우매와 욕망과 나약함 때문이지요.

그래요. 기도해야지요. 통곡하며 눈물로 기도해야지요. 기도하십시오. 여러분의 무지와 두려움과 약함에서 깨어나기 위하여, 남의 종으로 살지 말고 하느님의 의와 영광과 참다운 자유함을 얻기 위하여, 형제를 형제로 보지 않고 원수로 보는 어리석음에서 깨어나기 위하여, 여러분의 모국의 통일과 안정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해야지요.

더 나아가 세계는 한 가족이고 우리가 사는 지구의 평화로운 보존과 더불어 사는 깨어남을 위하여 기도해야지요.

루터의 종교개혁 500년입니다. 기독교인이니 그리스도 안에서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지만 진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통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십시오.

골방으로 들어가십시오. 들어가서 과거와 현재의 역사 속에 하느님의 뜻을 읽고 배우십시오. 당신들의 기도 내용이 하느님의 뜻이 어긋남이 없나 살피십시오. 평화 대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없는가 되새기십시오.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을 당신의 영혼의 골방에서 듣고 회개하고 진실한 예수의 제자로 사십시오. 그리하여 오늘의 위기를 참다운 평화와 축복의 기회로 삼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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