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78.0°

2020.07.12(Sun)

손목 긋는 자해행위 '도와줘!'라는 절박한 외침

김인순 객원기자
김인순 객원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7/12/06 미주판 27면 기사입력 2017/12/05 19:06

수잔정 정신과전문의(오른쪽)와 안현미 가정상담치료사.

수잔정 정신과전문의(오른쪽)와 안현미 가정상담치료사.

10세~14세 소녀들 사이에서 급증
감정조절 안 될 때 문제해결로 선택

번지는 이유에는 '따라하기'도 작용
내성적인 또래 남자아이들에게도 나타나

어린 자녀 '죽고싶다'는 말 절대 소홀히 말아야
야단치거나 지나가겠지 했다가는 위험한 결과


연방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는 여중생(10세~14세)들이 자해행위로 응급실 치료를 받은 케이스가 지난 2009년~2015년 사이에 18.8%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면도날과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자신의 손목 등을 상해하는 자해행위(self harm)가 왜 이 연령층에서 특히 많아지고 있는지 수잔 정 정신과전문의(카이저병원)와 안현미 가정상담치료사(LMFT,LA한인가정상담소)를 함께 만나 보았다.-실제로 자해행위와 연관되어 치료와 상담을 하러 오는 여학생들이 많은가.

"사실 많다. 여중생들(middle school)도 있지만 초등학교(5,6학년)도 있다. 요즘 정신과와 가족상담 치료 분야에서 부모들에게 '깨어 있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자해행위가 급속히 증가했나.

"정신과에서 자해행위는 자신의 감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감정적인 것이 주요원인인데 지금처럼 급증하는 데에는 '유행(트렌드)' 즉 따라하기도 작용한다. 한때 노르웨이에서 성인들의 자살이 급증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감정적으로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이성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주변에서 하고 있는 행위를 자신도 선택하는 것이다. 일종에 문제 해결책으로 택하는 것이다. 이성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로서는 어른들보다 유행을 더 쉽게 따른다."



-또래 남학생들은 괜찮은가?

"남녀의 감정 표출 방법의 차이이다. 남자아이들은 자신의 혼란스러운 감정상태를 외향적으로 표현한다. 마약을 하거나 갱단에 들어가거나 아니면 벽을 친다거나 싸움 등의 폭력을 행사한다. 이것 역시 자신의 몸을 해치는 자해행위에 속한다. 여자아이들은 내향적이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해친다. 따라서 남학생 중에도 내성적인 아이들은 자해행위를 한다."



-어떻게 하나?

"면도날을 비롯해 잭나이프 아니면 클립을 펴서 면도날 대신 많이들 사용한다. 단순히 자신의 손목을 긋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아이들은 손목에서부터 팔 위쪽까지, 발목에서부터 허벅지까지 길게 긋기도 하고 글자를 새겨넣기도 한다."



-아픔을 못 느끼나.

"아픔을 느끼기 위해서 한다. 자살과 달리 계획적으로 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과 머리가 너무 복잡하여 그들 표현대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 어찌할 방법을 못 찾을 때 아픔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현실감각)을 느끼려고 자신의 몸에 상해를 하게 된다. 문신을 계속 하는 아이들 중에는 그 통증을 느끼려고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부모들은 야단만 칠 것이 아니라 왜 내 아이가 문신을 온몸에 자꾸 하려하는지 그 근본원인을 알아챌 필요가 있다."



-왜 이 또래인가.

"지금 자해행위가 급증하는 10세에서 14세 연령층은 본인들이 가장 감당하기 힘든 단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등학교 고학년으로 되면서 몸의 변화가 진정되어 아이들 스스로가 좀 편해진다. 중학생 때에는 성호르몬을 비롯해 성장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이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 즉 감정변화가 매우 심할 때라는 뜻이다. 우리의 감정(배고픔, 추위, 분노, 소외감 등등)을 지배하는 감정뇌는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다. 모든 동물도 갖고 있기 때문에 소위 '본능에 충실한 뇌'이다. 12살 정도 되면 지성적인 판단력을 하는 지성뇌(전두엽)가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쉽게 본능에 충실한 감정뇌를 다스릴 힘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 시기에 이성적인 부모가 말하는 것은 '감정'적으로만 알아 듣지 '사리분별력'은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부모가 나를 미워한다. 나를 이해 못한다. 나는 혼자다'고 생각해서 부모와 대화단절을 하거나 피하게 되는 것이다. 16세 정도가 되어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전두엽에서 발달한다. '아빠가 화를 낸 것은 내가 잘되길 바라기 때문'이라는 상황판단을 좀 더 객관적으로 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25세까지 계속 발달되어야 비로소 성인다운 사고를 갖게 된다. 그러나 본능적인 환경(예로 춥고 배고프고 화가 날 때)에 처할 때 성인이라도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이성뇌의 작동이다. 어른 중에도 배고프면 화를 자제 못 하는 사람들이 그 한 예이다. 하물며 아직 감정뇌만 활발하고 이성적 판단력이 거의 안 되는 중학생들 특히 내성적인 여학생들로서는 얼마나 스스로 감당하기 버거우겠는가."



-자해행위를 부모가 어떻게 알 수 있나.

"부모 눈에 띄지 않도록 대부분 긴 옷으로 감추는데 발견되는 것은 학교에서 운동복을 갈아입을 때이다. 일단 발견되면 학교 내의 카운슬러에게 보내지고 재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병원(정신과 전문의)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정신 감정을 받게 되어 있다. 부모에게 알렸을 때 많은 경우 야단치는 것으로 끝내는 케이스가 많아지자 학교 측에서 심각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부모동의 없이 먼저 위와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부모는 어떻게 도울 수 있나.

"중요한 것은 자해행위를 왜 했을까 하는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로서는 하기 힘들다. 전문가의 도움이 전적으로 필요하다. 자해행위를 한 여학생 중에는 부모가 권위적이고, 기대치가 높다는 연구 보고가 말해주듯이 우선적으로 자라난 환경(부모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가족상담 치료가 필요한 이유이다. 또 이런 아이들을 보면 우울증,조울증,집중력결핍 등의 증세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정신과 전문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이유이다. 인터넷상으로 왕따를 당하여 자해행위(혹은 자살)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친구나 외부적인 액티비티 없이 하루에 오랜 시간을 매달려 있는데 우울한 아이들이 많았다. 이것을 잘 찾아내어 근본적인 도움과 치료를 해줘야 나중에 자살도 방지할 수 있다."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감정은 비판하거나 가르칠 대상이 아니라 받아줘야 하는 대상이다(이것은 성인에게도 적용된다). 감정뇌는 태어나면서부터 있고 이성뇌는 나중에 발달하기 때문에 감정뇌가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배울 수 있는 능력은 감정이 올라간 상태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성뇌가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여 주면 감정뇌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이성뇌가 활동을 시작한다. 화가 나있는 자녀에게 이러지 마라, 왜 했느냐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부모를 무시하여 말을 안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란 점을 부모가 배워서 알아야만 자해행위로부터 사랑하는 내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

관련기사 금주의 건강-리빙 푸드 기사 모음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조앤 박 재정전문가

조앤 박 재정전문가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