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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김재원 전 한국문화원장의 영면을 빌며

김재원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는 나의 미국생활 35년 동안 내게 동지의식을 갖게 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충격으로 나는 지금 너무도 크나큰 슬픔에 잠겨 있다.

중국 출장 중 유명을 달리한 그의 마지막 직위는 국립한글박물관 관장이었다.

2009년에 부임, 2012년 이임하기까지 LA한국문화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김 원장과 나는 많은 다툼과 논쟁으로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남들의 시각과 사고를 '다른 의견'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도전과 대립 논쟁에 더 익숙해 있던 내게, 김재원은 온화한 논리와 강인한 설득의 힘을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30년간 문화부 관료로서 전문성에 투철했지만, 그 자리에서 내려와 평인으로 마주 앉아 소주잔을 기울일 때면 그 누구보다도 소박했던 그의 서민적 인간미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다.



김재원은 특별히 우리 전통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원장 임기를 마치고 잠시 예술국장으로 있는 동안, 그는 장구 장단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근황을 전해온 적이 있다.

본인 스스로 예술에 종사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누구보다 예술가의 고충과 애환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많은 예술인들이 더욱 그를 존경했고 그의 예술 행정에 동감했다. 무엇보다도 김재원은 LA예술계에 공연문화가 자리 잡는 데 크게 공헌했다. 아리홀을 동포사회 공연인들에게 넓게 개방했고 문화원 현지 스태프들을 전문가로 양성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도 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는, 오늘날 K-Pop의 성행도 전통문화의 연속선 안에 존재한다는 엄중한 사실과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LA한인들의 위상과 그 역할의 중요성에 늘 나와 인식을 같이했었다.

그대가 떠나고 간 지난 며칠이 왜 이리도 외로운지 나 자신 달랠 길이 없구려. 다음 생애엔 예술가로 살고 싶다고, 그대가 남기고 간 그 말이 새삼 가슴 속에 각인되어 내 마음을 떠나지 않네요. 그대가 처음 기획했던 문화원 송년행사 'Friends of KCCLA'가 바로 내일모레라오. 원장님 생각하며 실컷 울다 올게요.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세요.


이병임 / 미주예총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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