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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는 '소통'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던 한국 대표축구팀에 히딩크가 감독직을 맡았을 때, 그가 가강 놀란 것은 팀 내에서 감독과 선수 간에 또 선수와 선수들 사이에 전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감독은 일방적으로 명령 및 지시를 하고 선수들은 따르는 것이 문화화되어 있었다. 훈련 때도, 심지어 식사 시간에도 상호 간 소통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위계질서만 엄격하였다.

히딩크는 우선 팀 내에 선배 우선의 위계질서, 몇 달이라도 생일이 앞서면 '형'이라고 부르는 문화를 혁파하여, 수평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바꾸어 나갔다. 그는 특히 감독과 선수 간에 일방적 지시가 아닌 자유로운 '양방향 소통'을 강조하였다.

이런 히딩크 감독의 노력 아래 팀은 변화를 가져왔고, 각 선수들의 재능이 극대화되어, 한국팀이 결국 2002년 월드컵에서 4위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었다.

'소통'이란 무엇인가. 흔히 좋은 인상으로 말을 쉽게 잘 하고 내용을 잘 표현·전달하면 소통을 잘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이면 진정한 소통이라고 볼 수 없다. 한국 대표 축구팀의 경우 히딩크 이전에도 나름대로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감독이 지시를 잘 하고, 선수들은 잘 따르고, 선수들 선후배 간에도 나름대로 소통했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히딩크는 거기에 전혀 소통이 없는 것을 본 것이다.



소통은 영어로 'communication'이다. 이말은 라틴어의 'communicare'에서 유래했다. 그 뜻은 나눔, 공유, 함께하다 등의 의미이다. 이것은 소통이란 '일방적' 전달이 아니라 쌍방 상호간의 나눔, 공유, 함께 이해를 말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사회는 아직도 소통을 잘 못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개인 간에도, 가정 내에서도, 단체 내에서도, 국가와 국민 간에도 소통이 잘 안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요즘 TV에서 '밥상차리는 남자' 드라마가 인기다. 주인공 남자는, 자기는 평생 충실한 가장으로서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책임을 다하고, 또 자기 뜻을 잘 전달해왔다고 자부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아내로부터 이혼 요청을 받는다. 그는 자기가 외도 한번 안했고 열심히 가정을 위해 살아왔는데 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가정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바로 '상호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저 일방적 지시나 전달만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가정뿐 아니라 사회의 대부분의 갈등과 분쟁의 원인은 대체로 상호 간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소통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 간, 혹은 말이 없는 상대방의 소리도 들을 줄 아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의사소통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말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고도 했다.

성탄절이다.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신과 인간의 쌍방 간 소통의 문이 열린 사건이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으로 세상에 보내 인간의 언어로 인간과 직접 서로 소통을 시작한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이다. 그래서 그 아들이 '다 이루었다'라며 십자가에 달릴 때 예루살렘 성전 내의 신과 인간을 갈라놓았던 '장막'이 쫙 찢어졌던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계절에 모든 개인 간에, 가정 안에, 이웃 간에, 단체에, 교회 내에, 막힌 것들이 허물어지고, 진정한 상호 간 소통이 이루어져 참된 평화와 행복이 넘치게 되기를 기원한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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