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이야기] 다이아몬드 값이 폭락?

2007년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 위기가 초래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때 많은 미국인들은 갖고 있던 금, 은 등 귀금속을 내다 팔기 시작했고, 나 또한 판매하는 보석보다는 사람들로부터 구매하는 오래된 보석이 더 많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한 노부부가 팜 데저트 매장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기력이 쇠약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놓더니 대뜸 이걸 얼마에 사줄 것인지 물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장나거나 오래돼 못쓰는 소량의 폐금이었다. 가격을 제시하자 조금 더 쳐달라며 떼 아닌 떼를 써 할 수 없이 조금 더 값을 올렸더니 그는 그 자리에서 팔고 갔다.

그후로도 그는 며칠을 같은 방법으로 소량의 폐금을 갖고와 팔더니, 어느날 쇼핑백 한가득 되는 금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갖고온 모든 금을 팔겠노라 했다. 양이 너무 많아 놀라기도 했지만, 일일이 물건을 검사하자니 하루가 모자랄 것 같아 난감한 상황이었다.

당황한 내 모습을 눈치챘는지 할아버지는 우선 금 무게를 저울에 달아보라고 요구했다.

그리곤 자기가 알고 있는 무게와 내가 잰 무게가 일치했던지 물건들을 두고 갈테니 천천히 검토한 후 계산해 가격을 알려 달라며 전화번호를 남겨 놓고 매장을 떠났다. 믿어준 것이 고맙고 많은 양의 금을 살려니 흥분도 됐지만, 이만큼의 금을 살만큼 여유자금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다음에 계속>



요즘 많은 분들로부터 다이아몬드 값이 하락하는지 문의하는 전화를 받는다.

지난 십 수년간 세계 경제, 특히 중국 경제 발전으로 보석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따라서 대부분의 보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3, 4년간 중국의 수요 감소와 미국의 달러 강세로 다이아몬드 값이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

가장 대중적인 사이즈인 2캐럿 미만의 다이아몬드는 가격이 하락했지만, 사이즈가 그 이상이고 양질인 경우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모든 보석이 그러하지만 특히 다이아몬드는 클수록 희소하기 때문에 경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