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난 한인 꼬마" 발언 후폭풍…웨스트할리우드 듀런 시장
성추행 해명하다 차별 논란 정작 피해자는 중국계 남성 사과했지만 사퇴 압력 거세
듀런 시장은 동성애자로 LA매거진이 '게이(gay) 커뮤니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에 선정한 바 있고, HIV 양성 판정을 받고도 활동 중인 현직 정치인 중 하나다.
그의 발언에 성소수자(LGBT) 단체는 물론이고 아시아계 인권 단체는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LA아태평등센터(APIELA)는 성명에서 "(듀런 시장의 발언은) 이는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오히려 성추행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라며 "아시안 남성을 차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모독적 발언"이라고 밝혔다.
LGBT 인권 단체인 CSWA의 에스테반 몬테메이어 대표는 "매우 '트럼프스러운(trumpian)'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몬테메이어 대표는 데이비드 류 시의원 사무실의 공보관이기도 하다. 그는 "듀런 시장은 상대의 외모와 국적 등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람을 공격한 것"이라며 "이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 늘 똑같이 사용하는 전략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듀런 시장은 20일 한인 관련 발언에 대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듀런 시장은 "일단 '여드름 난 한인 꼬마(korean kid with pimples)'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며 "나를 아는 사람은 나의 유머(humor) 감각을 알고 있지만 그 발언 자체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인종차별을 하기 위한 목적은 절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재 웨스트 할리우드 지역 시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시장은 각종 성추행 의혹과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시정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고 그의 행동에 있어 시장의 직함과 권력이 어떤 식으로 사용됐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심지어 시공공안전위원회 로버트 올리버 부회장은 다른 커미셔너들이 시장에 관한 성추행 논란에 침묵하자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사임을 발표했다.
올리버 부회장은 "이제 웨스트 할리우드에도 '미투(Me Too)' 운동이 시작돼야 할 시간"이라며 "시장의 행적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듀런 시장은 계속되는 비판 여론에도 시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듀런 시장은 "사람들은 '성적인 것'이 성희롱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성적으로 자신을 표현할때 꼭 그 자체가 '추행'이나 '괴롭힘'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그동안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의 사임을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글렌데일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LA게이합창단(GMCLA)'의 중국계 단원 제이슨 통(23)은 "듀런 시장이 탈의실에서 내 속옷에 손을 집어넣었고 원하지 않는 성적 발언 등을 계속했다"고 폭로했다. 듀런 시장은 이 단체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후 단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지난 2015년에도 동성애자 관련 성폭행 혐의로 소송을 당해 50만 달러의 합의를 통해 이를 무마시킨 바 있다. 듀런 시장은 지난 2001년 3월부터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시의원 등으로 정치 활동을 해왔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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