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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막내 낳은 축복

정현숙 / LA
정현숙 / LA 

[LA중앙일보] 발행 2019/05/2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5/21 19:08

"아! 오늘이 막내 태어난 날이네." 잊고 있었는데 아침을 먹다 갑자기 생각이 났다. 카톡을 보냈다. "너 낳고 지금 쉬고 있다, 예쁜 달." 답이 왔다. "에구머니나, 46이네."

1973년 생인 막내는 그때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 아래 친구들이 거의 둘만 낳아 잘 기르려고 열심일 때 나는 예쁜 아기를 하나 더 갖고 싶어 어머니의 야단을 맞아가며 또 한 명을 품에 안았다. 막내다.

언니 오빠가 7살, 5살 되었을 때 우리 집에 찾아온 아기는 보물이었다. 자라면서 막내 노릇은 할 줄 모른다는 듯이 너무 의젓하고 마음이 넓은 아이로 자라주었다.

초등학생 때 학급에서 제일 키가 커서 키 작은 아이들이 "언니, 언니" 하며 따랐고, 아이들을 잘 돌보아주는 학생이라고 담임선생님의 칭찬을 들었다. 언니 오빠하고도 다툼이나 떼 한번 부리지 않는 착한 동생이었다. 중학교 1학년 다니다 이민 가는 부모 따라 미국에 건너와 새로운 언어를 배워가며 학교에서 여러 번 상도 타고 가족 모두를 즐겁게 하는 모범생이었다. 그 막내가 46살이 되었다.

내가 삼남매 데리고 미국에 건너온 나이도 46살이었다. 착한 남편 만나 둘이 손잡고 22살, 20살 된 남매 키우며 열심히 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언니 오빠에게는 지금까지도 마음이 넓은 동생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장성한 삼 남매가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막내가 너무 고마워 '내가 막내 낳기를 정말 잘했지'라는 생각이 든다.

막내는 나에게 선생님이다. "엄마, 노인들은 이래서는 안 돼요. 그리고 이런 말은 절대 하시면 안 돼요"라며 나의 말과 행동을 잘 가르쳐주는 친절한 선생님이다. 나는 막내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한다. 검버섯 감추려 열심히 발라놓은 얼굴에 "엄마, 화장이 고루 안 먹었어요"라며 다시 열심히 손봐주는 것도 막내 딸이다.

하나하나가 참으로 고맙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구나 생각하며 막내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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