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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버림, 사랑으로 돌려준다"

20일 한미혼혈인협회 티아 레고스키 대표가 본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0일 한미혼혈인협회 티아 레고스키 대표가 본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오늘 혼혈인협회 자선콘서트
수익금으로 한인재소자 지원
'낯선 땅서 고립' 우리 처지 비슷
12년전 창설 후 원로들 사망에
한동안 침체겪다 작년 활동 재개
대부분 미군 부친·한인 모친
유전자 부족에 가족찾기 어려워


하나같이 드라마다. 한인 혼혈인 가족사는 미국전쟁사와 같이 흐른다. 미국 이민자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또 베트남 전쟁에 뛰어든다. 한 아버지 아래 여러 어머니. 미군의 아이들은 미국으로 아시아로 흩어져 있다가 우연히 DNA 가족 찾기로 처음 만난다. 한미혼혈인협회(HAAUSA) 티아 레고스키(57) 대표는 수많은 가족 재회 현장에 있었다. 무료 DNA 테스트로 가족을 찾아주는 비영리재단 '325Karma' 활동을 하며 혼혈 한인의 만남을 주선했다. 버림과 차별을 받았던 상처를 위로했다. 경기도 부평 소재 미군 부대에서 태어난 그녀 역시 혼혈이다. 미국 시민권자로 16세 때 플로리다로 이민 온 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사업을 하다 혼혈인 한인 남편을 만나 LA에서 살고 있다. 한인혼혈인협회는 창립 최초로 한인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오늘(25일) LA에서 연다.

-스스로 '하파'라 부르던데 무슨 뜻인가.

"하파(HAPA)는 하와이안 말 '하파 헤일로(Hapa Haole)'의 줄임말이다. 원래 백인 혼혈을 뜻하지만 이제는 혼혈인에 대한 일반명사가 됐다. 한인 하파들은 7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뭉쳤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동네에서 차별을 받았다. 그러다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아시안 혼혈인의 미국 거주를 허용하는 '아메리시안 홈커밍 빌'을 통과시키면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플로리다, 알래스카 등지로 이민왔다."



-SNS도 없던 시절인데, 어떻게 연락해 왔나.

"한인 하파 모임은 지역별로 소규모로 이뤄졌다. 우리들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차별을 겪어왔다. 심지어 10대 중후반에 이민 온 하파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우리는 특별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2007년 필라델피아 게티즈버그에서 처음 한미혼혈인협회(HAAUSA)가 결성됐다. 매년 5월 메모리얼데이에 지역을 바꿔가며 모임을 했다. 최근 들어 원로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모임이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 플로리다에 다시 뭉쳐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부모의 버림, 피부색에 대한 차별 등 상처가 컸을 것 같다.

"대부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다. 아버지들이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혼혈인들은 우호적이지 않는 환경에서 자랐다. 아기일 때 미국으로 이민한 혼혈인도 많다. 한국인들은 편견 때문에 DNA 테스트도 잘 하지 않는다. 혼혈인들은 과거를 용서하고 가족을 찾고 싶어하지만 부모 유전자 데이터를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 한인들을 돕겠다 결심한 이유는.

"오늘(25일) LA에서 한인 재소자를 위한 자선 모금 음악회 '제1회 하파/큰사랑 선교회 베니핏 콘서트'를 연다. 가주 교도소에는 한인 재소자 240명 정도가 수감돼 있다. 범죄자가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인 재소자들은 낯선 땅에서 또 교도소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이중으로 고립돼 있다. 이중으로 차별당한 우리와 비슷하다. 모금액은 재소자 사역을 하고 있는 큰사랑 선교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유료 콘서트다."

-프로그램 구성은.

"한인이자 혼혈 입양인 작가 차이나 로빈슨이 자신의 책 '프롬 서울 투 소울(From Seoul to Soul)'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티스트 로웰 로건이 아프리칸 드럼을 친다. 인기 혼혈 그룹이었던 '함중아와 양키스'의 전신인 양키스 멤버 양인옥씨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온다. 인옥씨는 지난해 DNA 테스트로 가족을 처음 찾았다. 작곡가 조이 고씨가 자작곡 '동두천 마마'를 처음 선보인다."

-비회원인 한인 혼혈인도 참가 가능한가.

"물론이다. 콘서트 이외에 하파 클럽 모임도 한다. 26일 오후 1시 볼드윈힐스 레크리에이션 센터(5401 Highlight Pl)에서,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JJ그랜드 호텔에서 친교 모임을 한다. 영어와 한국어로 진행된다. 무료다. 혼혈 한인이라면 누구든지 참석할 수 있다."

제1회 하파/큰사랑 선교회 베니핏 콘서트는 25일 오후 4시 30분 옥스포드팔레스 호텔 2층에서 열린다.

▶문의:(213)399-1173, Hapa.cormission@gmail.com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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