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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가주 렌트비와 노숙자 대란

김형재 / 사회부 차장
김형재 / 사회부 차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6/2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6/24 19:58

LA 세입자 생활 10년. 2008년 첫 직장에 출근하며 구한 LA한인타운 하숙비는 한 달 650달러였다. 당시 스튜디오는 800달러, 원베드는 1000달러 이상 줘야 했다. 비싼 자취는 엄두가 안 났다. 세금 떼고 받은 월급은 2000달러 안팎. 하숙비와 차량 유지비를 제하면 1000달러 여유가 전부였다.

'LA한인타운 독방 1개 700~1100달러, 뒤채·스튜디오 1200~1700달러. 원베드 1200~2150달러, 투베드 2000~3244달러.' 2019년 LA한인타운 방값 시세다.

1년 전 이사하며 씁쓸함을 느꼈다. 직장인 세입자가 LA·한인타운에서 사는 일은 '생존'의 문제였다. 주거비가 올라도 왕창 올랐다. 월급에서 주거비 비중을 30%로 맞추자니 답이 안 나왔다. 한인타운에 부쩍 늘어난 '삐까뻔쩍' 아파트는 어떤 이들이 살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

LA한인타운은 저소득층 노동자 밀집도가 높다. 주거환경은 열악하지만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서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싸다. 소수계인 한인·라틴계 이민자가 뒤섞여 공존하는 이유다.

2010년 연방센서스에 따르면 한인타운 평균 연령은 30.4세, 1인당 연간 소득 평균 1만6000달러, 가구당 중위소득 3만7406달러였다. 1인당·가구당 소득 모두 LA시 주민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한인타운 주민은 삶의 질을 포기하고 스튜디오·원 베드에 가족 3~4명이 살거나, 월급의 50% 이상을 렌트비에 쏟아붓는다.

현재 LA시 최저임금 12~13.25달러, 7월 1일부터 13.25~14달러. 경기가 좋다지만 LA지역 최저임금으로 평균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다. 현실이 가혹하다. LA카운티 원베드 적정 월세(fair market rent)는 1384달러지만, 시장가는 2300달러가 넘는다.

LA카운티 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에 따르면 LA 최저임금 노동자가 원베드룸 평균 렌트비를 내려면 일주일에 79시간을 일해야 한다. LA 3분의 1 가구는 가계수입 50%를 렌트비로 쓰고 있다. 비영리단체 이코노믹라운드테이블은 LA카운티 저소득층 60만 명이 월세를 감당하는 데 수입의 90%를 쓴다고 전했다. 이들의 소득 인상분은 월세 인상분을 따라잡지 못한다.

한인사회·한인타운이라고 다를까. 한인회사 신입사원 초봉은 월 2500~3000달러. 임금은 10년째 제자리 수준임에도 렌트비만 기형적으로 올랐다. 최근 한인 노숙자가 부쩍 눈에 띄는 일이 우연일까. 제자리 임금에 허덕이는 '엔젤리노'는 싼 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인타운 등 곳곳의 낡고 허름한 건물은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헐렸다.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강제퇴거를 남발했다.

지난 10년 동안 LA 시장과 시의원은 개발업자 손을 들어줬다. 저소득층에게 도심 오아시스 같았던 '낡고 허름한 아파트'는 하나 둘 사라지거나 리모델링한 '클래식 아파트(렌트비 인상)'로 탈바꿈한다.

렌트비가 오를수록 거리로 쫓겨나는 사람이 늘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은 이미 '빨간불'이다. LAHSA는 저소득층 72만1000명이 심각한 주거비 부담을 겪는다고 밝혔다. 벼랑 끝은 노숙이다. '렌트비 규제, 저소득층 주택건설, 실질 임금인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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