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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학원 이사진 '용퇴'만 남았다

'꽃밭에서' 동요 작곡가 권길상, 1927년 8월 4일 출생 2015년 3월 13일 별세. 서울대 예술대학 음악부 1회 졸업생으로 평생을 어린이 교육에 헌신했다. 교사 출신으로 1964년 미국 이민 후에는 남가주한인음악가협회, 1972년 무궁화학원을 설립했다. 무궁화학원은 남가주 한국학원으로 발전했고, 권길상 선생은 이사장도 역임했다.

권길상 선생과 같은 시대를 산 한인 1세대는 세상을 떠났거나 고령이다. 남가주 한국학원 홍명기 전 이사장이 한국학원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고맙고 애잔할 정도다. 홍 전 이사장의 말 속에 한인 1세대가 열망한 '민족 교육의 요람, 뿌리 교육의 전당'을 잘 가꿔나가자는 진심이 담겨서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한인사회 자랑이다. 이민 선배들의 자발적 관심과 모금으로 설립한 대표적인 비영리교육단체다. 한인사회 무대에서 물러난 1세대는 자긍심을 갖고, 다음 세대는 선배들 마음 씀씀이에 존경을 표해도 된다.

한국학원이 관리한 구 윌셔사립초등학교 폐교 후 부지와 건물 활용방안 갈등이 1년째다. '한인사회-LA총영사관(한국정부)-한국학원 이사회(소수 이사 4명)'가 한 이슈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역지사지 자세도 실종됐다. 긍정의 에너지는 사라지고 서로를 향한 비난과 부정적 전망만 부풀렸다.



지난 7월 1일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진 4명이 윌셔사립초등학교 장기임대(10년+5년 옵션) 계약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궁금했다. 왜 저럴까. 우리는 어떤 행위를 벌일 때 당위성을 찾기 마련이다.

한인사회와 LA총영사관은 "부족한 기금을 마련할 테니 윌셔사립초 부지와 건물 임대 대신 청소년 교육센터로 활용하자"고 호소했다. 소수 이사진이 포기를 모르자 한국학원 정부 지원금도 일시 중단했다.

한국학원 이사진은 "우리보다 한국학원과 한인 청소년 뿌리교육을 위한 사람은 없다. 산하 주말 한국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윌셔초교 임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강 대 강으로 부딪쳐 서로가 옳다는 인식만 보였다.

한인 청소년 뿌리교육 성공 측면에서 한국학원 이사진과 산하 주말 한국학교 교장단 노고를 부인할 순 없다. 한인사회와 LA총영사관은 이사진이 아름답게 물러날 때와 자리를 만들어 줄 필요도 있다.

결국 한국학원 범동포 비상대책위원회는 한인사회 화합과 차세대 뿌리교육을 촉구했다. '윌셔초교 장기임대 계약해지 및 이사회 정상화'에 현 이사진도 동참하라는 호소이자 최후통첩이다.

▶장기임대 계약해지를 위한 선지급 렌트비(약 21만 달러) 반환 대행 ▶이사진 전원사임 시 새 이사회 이사추천권 3명 인정 등 현 이사진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했다. 청소년 뿌리교육을 사명으로 삼은 이사진이 '용퇴'할 명분도 쌓았다.

비영리단체는 커뮤니티 신뢰와 평판으로 먹고 산다. 현 이사진의 원칙 덕에 한인사회는 남가주 한국학원의 소중함을 다시 각인했다. 이민사회 공동체 속 청소년 뿌리교육 방안도 1년 동안 논의했다. 현 이사진이 용퇴해도 부족함이 없는 시점이다. 권길상 선생과 이민 1세대의 민족애를 이어받자.


김형재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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