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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희 박사의 '몸&맘'] 입시생 부모 전상서

"진심으로 자녀의 학습 효과를 파악하고 싶다면 단 하루라도 부모가 자녀와 똑같은 일과를 경험해야 해요. 자녀에게 효율적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죠." 입시전쟁의 현장에 있는 교사 N씨의 말이다. 그는 방과 후 자정까지 마냥 사교육 현장을 전전하는 학생들이 딱하단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대학입시를 위한 사교육의 심각성은 대선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정도다. 노후 대비용 자금도, 청소년의 심신도 경쟁적 사교육 열풍 탓에 잠식되고 있다. 어머니는 점수 잘 받는 기계 만들기 조련사로, 아버지는 말없는 자금 조달원으로 전락한 가정도 적지 않다.

'과연 저렇게 시킨다고 효과가 있을까?' '미래도 불안한데,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을 방치해도 되는 걸까?' 노후를 걱정하는 아버지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하지만 대놓고 말하긴 힘들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 아내로부터 "우리 애가 대학 못 들어가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라는 식의 비난에 시달릴 것 같아서다. 그래서 '안 시키는 것 보다 낫겠지'란 자위를 하며 입을 다물고 지낸다.

사실 해방 이래 시작된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광적인 교육열을 잠재울 묘책은 없어 보인다. 또 무리해서라도 자녀에게 양질의 학습을 제공하고 싶은 부모의 바람,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있는 한 사교육을 무조건 비난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사교육에 매달리기 전에 정신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자녀의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언부터 들어보자.

우선 자녀의 학습 능력은 기억력과 집중력이 좌우하며, 이를 높이려면 부모의 마음가짐부터 편해야 한다. 만일 부모가 자녀의 성적에 일희일비하면 그 부담이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은 달리면서 공부하기를 강요받는 것과 같다. 학습 효율성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렇다고 부모가 마냥 무심해 보여서도 안 된다.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기대를 충족시키려는 의지를 공부로 표현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단 부모의 관심 표현은 성적 이야기 대신 수시로 "공부 하느라 힘들지" "내가 도울 일 있어?" 란 정도가 적당하다.

자녀의 사교육 일정, 목표 대학 등은 본인과 상의해 본인의 '동의와 의지'를 확인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자신감·책임감·성실성을 갖고 입시 공부를 하고, 성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부모 욕심만 앞세운 무리한 계획은 학생에게 불안·초조·걱정을 유발시켜 두뇌회전을 둔화시키고, 기억력·집중력을 저하시킨다.

자녀의 심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N씨 말처럼 하루쯤은 자녀의 하루 일정과 똑같은 시간만큼 독서라도 해보자. 부모는 단 하루 부담 없는 책 읽기조차 힘겨워하면서, 아이에겐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복잡하고 따분한 입시 공부에 매달리길 바라는 것은 분명 부모의 비합리적인 과욕이다.

▶한국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황세희 박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 예방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황세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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