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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리틀 사이공’선 리콜 전쟁 한창

[OC레이더] 정치가 갈라 놓은 베트남계 커뮤니티

내년엔 텟 퍼레이드가 두 곳서 열린다. 지난해 웨스트민스터에서 VAFSC가 개최한 텟 퍼레이드 당시 모습.  [트위터 캡처]

내년엔 텟 퍼레이드가 두 곳서 열린다. 지난해 웨스트민스터에서 VAFSC가 개최한 텟 퍼레이드 당시 모습. [트위터 캡처]

시의원 5명 중 4명 베트남계 웨스트민스터서
트리 타 시장 등 3명 주민소환 캠페인 ‘한창’
다수파 지지자, 소수파 2명 겨냥 ‘리콜’ 맞불
“하노이 배후” vs “매카시즘” 색깔론까지 등장


오렌지카운티의 ‘리틀 사이공’ 웨스트민스터 시 베트남계 커뮤니티가 홍역을 앓고 있다.

주된 원인은 시의원 의석 5개 중 4석을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계 정치인들의 입장 차이다.

지난달 11일 시민단체 웨스트민스터 유나이티드는 트리 타 시장과 킴벌리 호 부시장, 치 우엔 시의원 등 베트남계 시의원 3명을 리콜(주민소환)하기 위한 유권자 서명을 시 당국에 제출했다.



각 의원별로 따로 수집된 서명의 수는 리콜 선거가 가능한 정족수인 등록 유권자 수를 5% 초과했다. 시는 3명 시의원에 대한 리콜 서명지를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에 보냈으며 현재 선거관리국은 서명의 유효 여부를 살피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타 시장을 비롯한 시의회 다수파 지지자들은 소수파인 타이 도, 서지오 콘트레라스 시의원을 겨냥한 맞불용 리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소수파 대상 리콜 운동은 아직까지 큰 동력을 얻고 있지 못하는 양상이다.

반면, 베트남계 억만장자 키우 흐앙은 물적 지원에 나선 것은 물론 리콜 선거 전문가까지 동원해 웨스트민스터 유나이티드를 돕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시의회 내 다수파와 소수파는 다수의 안건을 놓고 대립해왔다. 그 결과, 많은 안건이 3대 2 표결로 처리됐다. 웨스트민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수파가 시 안건을 정파적으로 처리한다는 점을 리콜 사유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11일 트리 타 시장이 주도, 호 부시장과 우엔 의원의 찬성 속에 통과시킨 ‘정치적 방해 캠페인 규탄’ 결의안은 불이 당겨진 리콜 운동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결의안 전문에는 “(베트남) 하노이 집권 세력과 가까운 특정 개인들이 (웨스트민스터 시) 정치를 방해하고 있다”며 “하노이 집권 세력이 우리 지역 주민의 정치적 의지를 은밀히 방해해서는 안 된다. 모든 주민은 이러한 방해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이 통과되자 시의회 다수파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 이들은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을 공산주의자처럼 모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베트남 커뮤니티판 색깔 논쟁은 지난해 시의원 선거부터 빚어졌다. 타 시장은 베트남 공산당이 누군가와 결탁해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등 미국 내 지역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념 갈등의 뿌리는 냉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공산당인 북베트남이 자본주의 진영인 남베트남을 무력 통일하면서 남베트남 주민 수천 명이 미국으로 이민했다. 당시 많은 피란민이 웨스트민스터에 정착했다. 현재 웨스트민스터는 샌호세, 가든그로브, 휴스턴, 샌디에이고에 이어 미국에서 베트남계 인구가 5번째로 많은 도시다. 웨스트민스터의 베트남계 주민은 2010년 연방 센서스에서 3만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문제가 된 결의안에도 “웨스트민스터 시 주민의 45%가 베트남계, 전 세계 베트남계 이민자 사회에서 (웨스트민스터가) 정치적, 문화적 수도로 여겨지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이와 관련, 롱 부이 UC어바인 국제관계학 교수는 베트남계 커뮤니티엔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려는 매카시즘 현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와 인터뷰에서 부이 교수는 “자신의 이득이나 커뮤니티 정체성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때문에 베트남계 이민자들은 정치적 계열(Political lines)에 따라 나뉘어 있다”며 “이를 통합하려는 비정치적인 조직이 많이 있지만, 정치적인 관계 때문에 통합 노력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콜 운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부이 교수는 “리콜은 아마도 미래 정치인과 그들의 의도를 더욱 불신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커뮤니티가 부분적으로 험악한 분위기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고, 강력한 지도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분열은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변호하기도 했다.

OC 선거관리국은 오는 26일까지 타 시장 등 시의원 3명에 대한 리콜 서명 유효 여부를 최종 판정한다. 도와 콘트레라스 시의원에 대한 리콜 서명 제출 기한은 내년 1월 중순까지다.

5명 시의원에 대한 리콜 서명이 모두 선거 개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시의원 전원이 리콜 선거에 회부되는 유례가 드문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리콜 선거가 성사되면 이르면 내년 4월 중순쯤 리콜 선거가 열릴 전망이다. 특별선거가 대선일에 함께 열리지 않고 단독으로 치러질 경우, 선거비용은 33만3000달러에서 36만2000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텟 퍼레이드도 두 곳서 개최

베트남 음력 설 축하 행사인 텟 퍼레이드가 내년에는 웨스트민스터와 가든그로브, 두 곳에서 열린다.

가든그로브 시의회는 지난달 12일 텟 퍼레이드를 내년 1월 26일 웨스트민스터 애비뉴에서 개최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루 전인 1월 25일엔 웨스트민스터 볼사 애비뉴에서 신생 베트남계 단체 ‘리틀 사이공 웨스트민스터 텟 퍼레이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텟 퍼레이드가 열린다. 웨스트민스터 시의회는 지난해까지 7년간 텟 퍼레이드를 열어온 남가주 베트남계연합회(VAFSC) 대신 신생단체의 퍼레이드 개최를 승인했다. 그러자 VAFSC가 가든그로브에서 퍼레이드를 열게 된 것이다.

펫 부이 가든그로브 시의원은 “웨스트민스터 시의회가 퍼레이드를 승인한 것은 신생 단체가 웨스트민스터 시의회 내 다수파인 3명 시의원에 대한 리콜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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