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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재소자 청년 ‘에디’

20대 에디는 백인 재소자이다. 교도관이 데리고 와 자리에 앉히고, 그를 내게 소개했다. 교도관은 일이 생기면 벽에 있는 빨간 스위치를 누르라고 하고 철문을 닫고 나갔다.

청년을 보면서 소리없이 기도했다. 자기보다 60살은 더 된 아시아계 사람하고 1대 1로 마주 앉는 것은 백인청년에게 일생에 처음이 아닐까 싶다.

말씀 시간에 앞서 에디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어머니 하고 교회는 갔지만 기도는 안 해 봤는데 하며 “나 같은 사람이 당신을 위해 기도해도 되느냐”고 웃으면서 물었다. 그는 어머니와 여자친구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법정 출석하는 날에 유리한 판결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나를 위해서는 찾아와 주어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기도했다.

나는 성경구절을 읽으면서 에디에게 “너는 앞으로 100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년을 어떻게 살고 싶으냐고 물었다.



에디는 잠시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 자기의 삶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젯밤 베개에서 엄마 냄새가 나서 잠을 못잤다고 했다. 엄마 생각에 그는 울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또 닦았다. 안아 주고 싶지만 교도소 내에서 신체접촉은 금지돼 있다.

에디는 나를 보며 “엄마가 저를 용서하셨을까요?” “제가 용서해 달라고 하면 받아 주실까요?”라고 물었다. 조금은 밝아진 표정이었다. 나는 성경책에서 ‘우리 죄가 주홍 같이 붉을지라도…’라는 구절을 찾으려고 했는데 교도관의 철문 여는 소리가 났다.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다. 언제 만날 지 모르는 이별이다. 그래서 에디를 돌려 보내며 ‘100년의 꿈을 갖고 살아라’라며 엄지 손가락을 올리고 격려해 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었다.


변성수 / 교도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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