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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학계 소수계 위주로 빠르게 재편"

단독 인터뷰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박성진 학장

백인 입학생 갈수록 줄어 들고
한·중·인니 등 아시안 늘어
선교적 측면에서 소수계 중요
신학도 현실적인 부분 다뤄야



오늘날 신학교들이 흔들린다. 존립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엄연한 현실이다. 기독교 교세도 예전만 못하다. 입학생도 줄고 있다. 그 가운데 요즘 신학계는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MBTS) 한국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이 학교는 히스패닉부를 비롯한 중국부, 인도네시아부(개설 예정) 등 소수계를 위해 교육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부의 경우 한인 학생만 무려 620명이 재학중이다. MBTS 아시아부를 이끌고 있는 박성진(사진) 학장이 LA를 방문했다. 박 학장을 만나 신학 교육계의 현실과 미래 등을 들어봤다.


-신학교 현실이 정말 암울한가.



"대체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반감이 있다. 교인도 줄고 있다. 그런 여파가 신학교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학교의 어려움은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다. 신학생에 대한 비자 거절률도 상당히 높아졌다. 아무래도 일부 신학교에서 비자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진 탓이다."

-미국 신학교들이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는 이유는.

"지금 미국 고등교육의 화두는 '퀄리티(양질ㆍquality)'다. 고등교육 보고서를 보면 어떤 언어로 공부해야 하는가는 이미 25년 전에 논의가 끝났다. 지금은 어떤 '퀄리티'로 어떻게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다인종 국가다. 영어 외 언어로 공부해도 교육 수준만 뒷받침된다면 효과는 영어로 배웠을 때와 차이가 없다는 게 결론이 난 상태다. MBTS의 한국어 과정도 학생이 자국어로 가장 분명하게 신학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둔다."

-'학위 장사'라는 오해도 있다.

"알고 있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는 백인 중심의 주류 신학교가 돌파구로 한국어 과정을 개설한다면 착오다. 주류 신학교는 소수계 신학에 대한 중요성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로만 보면 소수계 언어 과정 개설은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다. 우리 학교도 중국부는 오히려 학교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주류 신학교가 소수계 언어 과정을 개설하려면 먼저 짐을 지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미국 신학교가 많다."

-어떤 짐 인가.

"선교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은 다인종 국가다. 신학계에서는 백인이 줄고 소수계가 중심으로 가고 있다. 소수계를 미국 신학교가 키워내야 한다. 선교지에서 급하게 세워지는 신학교는 정규 신학교가 되기 어렵다. 선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서는 것도 많은 시간이 지체된다. 미국 신학교가 그 부분을 감당해줘야 한다. 소수계 신학도를 배출해줘야 한다. 이해하기 쉬운 자국어로 신학을 공부해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토양은 마련됐는가.

"앞으로 10~15년 사이에 교육계가 완전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이미 교육계는 4차 산업 혁명의 변화를 급격히 체감하고 있다. 현재 아이비리그대학들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거기에 돈을 투자한다.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 결과도 동등하게 나타난다. 어떤 부분은 온라인 수업의 학생들이 더 뛰어나다. 일례로 글에 대한 이해가 그렇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교수나 학생들이 과제는 물론 각종 질문을 글로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쓰는 능력이 오히려 온라인 수업 학생들이 더 낫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류 신학교 내 한국어 과정의 수준은.

"한국의 신학은 이미 자체적으로 설 수 있는 토대 위에 놓여져 있다. 오히려 한국 신학의 수준은 미국 신학교 수업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다. 다만, 역사가 10여 년이 채 안됐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미국 신학교 내에서 아직 자생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학 교육이 오늘날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MBTS의 경우 '텍스트(text)'로 '컨텍스트(context)'를 보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성경으로 오늘날 주변 상황을 살피는 걸 말한다. 아주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는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회론' 중심의 교육이 상당히 중요하다."

-오늘날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교회 내 계층화다. 사회의 계층화가 교회 내로 들어왔다. 한국 및 한인교회는 대부분 교인들이 직분이 있다. 분리현상이 일어났다. 계층이 생기니까 '직분'이 섬기는 위치가 아니라 권리를 주장하는 자리로 변질됐다. 미국 내 중국인 교회에서 사역한 적이 있다. 500명 정도였다. 그 교회는 직분자가 몇 안 된다. 모두 형제, 자매로 불렀다."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나.

"공동체로서 함께 짊어지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십일조를 '해야 한다, 안 해도 된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동체로 봤을 때 내가 십일조를 냄으로써 생활고를 겪는 다른 교인이 어려움이 없도록 짐을 나누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는 그런 관점에서 공동체를 봐야 한다. 아픔을 나누고 손해가 되더라도 감수할 수 있고 성스러운 부담을 짊어질 수 있는 공동체 말이다."

-교회들이 비판을 많이 받는다.

"대부분 타당한 비판이다. 비난받을 만하다. 과거에는 교회가 세상보다 높은 윤리 의식 수준이 있었다. 지금은 교회의 윤리가 세상의 기준보다 낮다. 그러니까 세상이 교회 비판도 잘한다."

-교회는 어떻게 사회와 관계해야 하나.

"초대 교회 시대를 보자. 당시에는 영아 유기가 많았다. 신이 생명을 선물한다는 개념을 잘못 이해해서다. 선물은 받는 사람을 위한 거다. 그러니 장애 아이나 문제가 있는 아이는 버렸다. 그때 유기된 아이들을 거둔 게 바로 기독교인들이었다. '선물'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다. 그들을 잘 양육해서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람으로 키워내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그런 기독교인을 보면서 궁금해 했다. 선한 행실은 그런 관점에서 필요가 있다. 지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회는 세상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세상과 접촉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진리를 선한 행실을 통해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꾸만 게토화를 통해 세력을 구축하고 '나'만 주장하면 교회는 희망이 없다."

☞박성진 학장은

포항 공대 졸업 후 현대자동차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6년간 재직했다. 이후 신학에 매료돼 길을 바꿨다. 그는 달라스신학교에서 신ㆍ구약 전공으로 신학석사(ThM), 히브리 유니온 칼리지에서 비교셈족언어학과 고대근동학으로 석사(MPhil), 박사학위(PhD) 등을 받았다. 고대 이스라엘과 이방 종교와의 문화적, 정치적 관계의 측면에서 현대 문화 속의 교회를 바라보는데 관심이 있다. 2014년부터 MBTS 아시아부를 이끌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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