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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앓이' 한인 시니어들 극단 선택 잇따라

LA카운티검시국 집계만 18명
남성 16명…60대 이상은 13명

지난 4월 한 청년이 LA다운타운 빌딩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있다. 이 청년은 안전쿠션 위로 떨어져 무사했다. 김상진 기자

지난 4월 한 청년이 LA다운타운 빌딩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있다. 이 청년은 안전쿠션 위로 떨어져 무사했다. 김상진 기자

팬데믹 사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한인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살자 중에는 60대 이상이 많아 코로나19에 따른 시니어층의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한 우려가 크다.

LA카운티검시국에 따르면 팬데믹 사태가 불거진 3월 이후 현재(9월17일 기준)까지 LA카운티 내에서 총 18명의 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개월 동안 매달 3명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셈이다.

LA카운티검시국 관계자는 “자살자 중에 ‘한인(Korean)’으로 최종 확인된 사례만 취합했으며 실제 한인 자살자는 이보다 조금 더 많을 수 있다”며 “한인 외에도 3월 이후 자살자가 대체로 많다”고 밝혔다.

본지는 LA카운티검시국이 공개한 한인 자살자 18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나이는 63세였다. 자살자 18명 중 16명이 남성이었으며 대부분 자택에서 목을 맨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보면 60대(5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 80대(각각 4명), 50대(2명), 40대(1명) 순이다. 자살자 중에는 이모(19), 남모(21) 씨 등 10~20대도 2명이나 있었다.

LA카운티검시국 관계자는 “한인 중 80대인 김모씨는 지난 6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부검 결과 췌장암을 앓고 있었다”며 “지난 7월에는 자살을 시도한 40대 한인 여성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사망 원인 중에는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도 있었다.

지난 7월 아케이디아 지역 한 주택에서는 남편 한모(74·남)씨와 아내 한모(67·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팬데믹 사태를 겪는 가운데 스트레스, 불안, 분노,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실직, 관계 단절, 감정 변화 등도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4~6월 사이 미국내 성인(9896명 조사·18세 이상) 5명 중 2명(40.9%·4047명)이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관련, 최소 한번 이상 문제가 있음을 경험했다.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한 사람 중 11%(445명)의 응답자는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CDC가 응답자를 분석한 결과 ▶자살 충동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음 ▶자살 충동은 25~44세 응답자보다 65세 이상 응답자가 2배 이상 높음 ▶전년 동기(2019년 2분기) 대비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은 3배 이상 급증 ▶4명 중 1명(25%)은 우울증이 팬데믹과 관련이 있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HM) 안정영 임상 심리 전문가는 “이미 CDC나 각 상담기관 등에서는 항우울제 사용 증가 등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특히 LA카운티는 타지역에 비해 팬데믹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담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국 한국어 전화 도움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정신적 또는 심리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 LA카운티 정신건강국 핫라인(800-854-7771·한국어 선택)을 통해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 전화는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 한인 상담 직원 2명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LACDHM에 따르면 지난해 총 119명의 한인이 이 핫라인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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