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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홍](8) “한인은행은 계속 성장해야 할 커뮤니티 자산”

남기고 싶은 이야기<제2화> 한인은행의 '처음' 벤자민 홍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

벤자민 홍 전 행장은 "한인은행 후배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세상엔 쉽게 살 수 있는 공식도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일도 없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벤자민 홍 전 행장은 "한인은행 후배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세상엔 쉽게 살 수 있는 공식도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일도 없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틈새시장 고객 눈높이 서비스
‘인테그리티’ 인재 육성해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 없어”


벤자민 홍 전 행장이 한인은행권의 상징적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의 이력서엔 ‘한인은행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들이 많다. SBA융자 도입, 나스닥 상장, 은행 인수합병 등등이 대표적이다. 폐쇄 위기의 한인은행 두 곳을 살려낸 것도 그였다.

뿐만 아니라 인재양성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았다. 바니 이 한미은행장, 민 김 오픈뱅크 행장, 조앤 김 CBB 행장, 김규성 뱅크오브호프 동부지역 프레지던트, 장정찬·조혜영 전 퍼시픽시티뱅크행장 등이 그가 양성한 쟁쟁한 후배들이다.

한인은행권의 상징적 인물답게 벤자민 홍 전 행장이 ‘남기고 싶은 이야기’ 역시 은행권에 대한 조언이었다.



“후배들이 열심히 뛰어서 리저널은행도 나오고 나스닥 상장은행도 4곳이나 됐습니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한인은행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금융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는 1세대 금융인으로서 후배들에 대한 조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틈새시장과 특화로 차별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4년간 총 10억 달러를 디지털뱅킹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 2.5억 달러 수준이다. 리저널뱅크와 커뮤니티뱅크가 따라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렇다고 디지털뱅킹을 외면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한인은행들이 처해 있다.

한인은행만이 할 수 있는 틈새(niche)시장을 찾아야 한다. 이는 영업방식 변경과 업무 학습을 통해서 가능하다. 방콕뱅크 창업자인 친 소폰패니치 회장의 ‘성공할 기업가를 찾아서 성공할 때까지 도우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한인은행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새로운 수익원 개발이 필요하다. 떡잎부터 다른 스타트업을 지원하면 그 기업의 성장에 따라 은행 수익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직원 재교육은 필수다. 인간관계로만 하는 전통 영업방식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고객의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금융 지원 수요를 찾아내 제공하는 환경으로 변했다. 행원이 고객과 사업 논의를 하고 다양한 성장 전략도 제시할 수 있게 되면 기업은 은행과의 관계를 쉽게 저버릴 수 없게 된다. 한인은행도 기업들과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수익 확대가 가능하다.

‘많은 은행 중 하나’가 되면 미래가 어둡다. 대신 한 분야에 특화된 은행으로 육성한다면 비한인 대형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조직을 유기체라고 하는 데는 구성원이 있기 때문이다. 인재와 제대로 된 리더가 있어야 조직이 성장하고 전진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한인은행권의 차세대 리더 양성 노력은 부족하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영업환경에선 과장(VP)~전무(SEVP) 모두 행장을 보필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분야별 리더 육성이 시급하다.

은행 영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선 분야별 리더가 현 상황과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분석해서 보고해야 행장이 더 나은 판단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행장이 없어도 은행이 무난하게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VP~SEVP 모두 은행 정책 수립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직원들에게 자유 재량권을 주고 결과는 항상 체크하고 실적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면 주인의식(리더십)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게 된다. 그들의 집단지성이 모이면 은행의 발전 방향이 세워질 것이다.

특히 인재는 채용과정에서부터 감별해야 한다. 조직원이 하나 잘못 들어 오면 그 조직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인재 덕목은 ‘인테그리티(integrity)’.

홍콩 선박왕 C.Y. 퉁은 “유능한 직원보다 인테그리티가 있는 직원이 조직에 최적의 인재였다”고 말했다. 인테그리티는 참 좋은 말이다.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성실, 정직, 투명, 일관성, 진정성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과거 대출부서에는 경력 부풀리기와 비한인 은행을 돌면서 몸값만 부풀린 인물을 스카우트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차라리 조직 내에서 거짓 없이 성실하고 꾸준하게 일하는 직원을 발탁하고 권한 이양과 확실한 보상을 통해서 인재로 육성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한인은행도 후진을 양성해야 백년지대계를 이룰 수 있다. 특히 후임 행장 인력군이 부족하다는 건 정말 큰 문제다. 이는 매 번 다른 은행의 행장을 영입하는 안이함 탓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노력이 시급하다.

▶행장·이사도 바뀌어야 한다

행장은 능동을 넘어서 프로액티브(proactive)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와의 관계에서는 수동적이어서는 안된다. 경영상 필요하다면 이사회를 설득해서 뜻을 관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상호 신뢰 관계 구축이 먼저다. 신뢰는 이사회에 제출하는 모든 서류와 보고 내용이 투명하면 된다. 더는 행장이 이사장의 명령을 듣는 상의하달식 커뮤니케이션보단 집단 지도체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은행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마찰은 결국 은행을 파국으로 이끈다. 어려운 때일수록 같은 방향을 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사회는 은행 설립에 투자한 이사회 전문가인 사외 이사로 구성된다. 투자 이사는 은행의 수익과 본인의 이익이 직결돼 은행 경영에 간섭하기 쉽다. 그렇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한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건 장점이다. 반면 전문직 이사들은 은행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지만 정작 애사심 부족으로 겉돌거나 거수기 역할에 머물 수 있다.

투자 이사든 사외 이사든 상관없이 모두 은행의 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성숙한 이사회가 돼야만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모멘텀 조성이 가능하다.

인생에는 공짜도, 공식도 없다. 쉽게 살 수 있는 공식도, 노력 없이 성취할 수 있는 건, 세상에 없다는 말이다. 힘든 상황을 감내하고 극복 방안을 찾다 보면 성공이라는 자리에 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벤자민 홍 행장의 주요 성과

▶한미은행

6년간 자산·수익 각 300% 성장

직원 중 6명이나 은행장 배출

▶나라은행

9년간 자산 2000% 증대 및 주가 1000% 상승

3년 연속 전국중소은행 중 영업성적 1위 달성

직원 중 4명 은행장 배출


진성철 기자 jin.sungch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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