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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윈-윈’으로 끝난 배터리 분쟁

LG에너지솔루션과SK이노베이션 간 지루했던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쟁이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표현대로 ‘환상적인 뉴스’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이루어진 극적 타결은 두 회사 모두 ‘윈-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는 배터리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결단을 내린 두 회사의 최고경영진에게 찬사를 보낸다.

미국 입장에서도 최선의 결과였다. 특히 SK가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축소할 경우 중국에서 배터리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 품목에 대한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지시하는 등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중국산 배터리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악몽이다.



그렇다고 한쪽 편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윤리 잣대가 엄격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의 손을 들어준 이후 두 회사가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벌인 로비전은 서로의 패를 읽고 입장을 조율하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었다. 여기에 이해관계가 얽힌 조지아 정계와 한국 정부도 가세했다. 미주 한인사회의 순수한 열정도 한몫한 것은 물론이다.

결국 두 회사 모두 한발 물러서는 선에서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제 앞으로 남은 일은 미국 시장에서 뿌리를 깊이 내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대비하는 것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현재 한국, 중국, 일본의 3파전 양상이다.

지난해 경우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24%)이 차지했다. 4년 연속 1위다. 이어 2위는 LG에너지솔루션(23.5%)으로, 일본 파나소닉(18.5%)을 제쳤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위(5.8%)와 6위(5.4%)를 차지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점유율을 더하면 34.7%로 전체 시장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지난해 12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5.8GWh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급증하는 등 최근 시장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특히 SK의 경우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SK 조지아 공장은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소송과정에서 잃은 것도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사업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궤도에 올리는 것도 관건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조 단위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외 공장 건설의 초기 비용 부담이 크다. 지난해만도 10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누적적자를 합하면 천문학적 숫자다.

게다가 LG에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합의금으로 배상하는 2조원도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흑자 전환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업체와의 가격 경쟁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이제 막 미국 시장에 발을 내딛는 SK로서는 경쟁사인 LG보다 곱절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 같은 난관을 잘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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