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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지도자의 위선

사람의 속 마음처럼 헤아리기가 어려운 것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여러 해를 살을 대고 사는 부부라도 서로 속마음을 속속들이 다 알고 지내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그러기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을 것이다.

우리의 주위에 이른바 지도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지도자란 거짓말 보다는 참말을 해야 하는데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이 그들의 실제 모습이다.

지난 4월 7일에 치러진 서울 시장과 부산 시장 보궐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이 모두 이겼다. 그런데 선거가 실시되는 동안 여야 후보들이 외치는 소리는 참말과 거짓말이 뒤섞여 혼동을 주었다. 그야말로 누구의 말이 참말인지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심지어 여당의 한 후보는 야당 후보들은 모조리 거짓말쟁이라고 큰소리쳤지만 그 소리가 자기에게 되돌아오면서 선거에 지고 말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참말만 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것 같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나오길 바랄 뿐이다.



목사도 지도자 중의 하나다. 목사는 말할 나위 없이 거짓말은 말할 것도 없고 나쁜 말도 해서는 안 된다. 성직자이기 때문이다.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 간통죄 죄인의 표식)’에는 아서 딤즈데일 목사가 남자 주인공으로 나온다. 젊고 아름다운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은 나이 많은 의사 남편을 찾으려 보스턴에 왔지만 행방불명인 남편을 찾지 못하고 젊고 독신인 딤즈데일 목사와 사랑에 빠져 마침내 딸까지 낳게 된다.

그러나 헤스터는 젊고 유망한 아서 딤즈데일을 매장시킬 수 없어 스스로 감옥에 가고 만다. 한편 헤스터의 남편이 돌아오고 딤즈데일은 일곱 해 동안이나 자신의 죄를 숨기고 살았지만 끝내 그 죄를 죄다 털어 놓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죄를 감추고 거짓말을 하면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낫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위선과 거짓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사람이 거짓 없이 살기가 쉽지 않다. 좋은 뜻의 거짓말이라도 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도자는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뜻의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어에서 ‘위선(Hypocrisie)’과 ‘정직(Honnetete)’은 모두 H로 시작하고 위선은 붉은 색, 정직은 푸른 색을 상징한다. 푸른 하늘처럼 깨끗하고 높은 마음과 파란 바다처럼 맑고 넓은 마음을 지니고 정직하게 살아야겠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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