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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 부모 둬 만감 교차"…강산에, 평양 공연단 합류

'라구요' '명태' 부르고파

"설레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실향민인 부모님이 살아생전 못 가보신 곳을 전후 세대인 제가 가수가 돼 그 역사 속으로 가는 것이니, 뭉클하네요."

싱어송라이터 강산에(55·사진)는 4월 1일과 3일(한국시간) 평양에서 열릴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합류한 소감을 묻자 "내 어머니의 삶이 한국 근대사"라며 감회가 누구보다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CBS 금강산콘서트'에 출연해 북한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평양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때는 개성공단도 열려있고 지금처럼 큰 정치적인 배경은 없었다. 그저 북한에서 공연한다는 생각에 설레었고,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정치적으로 초민감 한 상황에서 평양이란 북한의 중심부로 가니 그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감이 교차하는 배경에는 집안의 남다른 역사가 숨어있다.

충청도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함경도로 시집을 가 1949년 첫 아이를 출산했지만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어머니는 남편과 생이별하고서 아이만 둘러업고 흥남부두에서 배를 타고 목숨을 건 피란을 해 거제에 정착했다고 한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아버지 역시 전쟁으로 피란 통에 처자식과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거제에 둥지를 틀었다. 한의사였던 아버지는 같은 피란민 처지인 어머니와 가정을 꾸렸고 거제에서 강산에와 그의 누나가 태어났다.

그는 "14살 차이인 우리 형은 갓난아기 때 엄마 품에서 내려왔다"며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일본 강점기와 한국전쟁, 피란 시절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한 마디로 내 어머니의 삶이 한국의 근현대사"라고 설명했다.

"어머니는 전쟁 얘기만 나와도 몸서리를 치셨어요. 포탄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죽는 아비규환에서 생을 지내왔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어머니 톤으로 하자면 '아이고 야야, 아이고 야야'라며 말문을 잇지 못하셨죠. 영상이나 자료를 통해 역사를 간접적으로 접했지만, 트라우마로 신경성 약까지 드시는 어머니의 삶을 옆에서 보면서 그 공포를 몸으로 가슴으로 체득하게 됐죠. 그래서 어떤 명분이 있어도 전쟁은 반대입니다."

그러면서 강산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면서 대표곡 '...라구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 그중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십팔번이기 때문에/ 남은 인생 남았으면 얼마나/ 남았겠니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내 어머니/ 이렇게 얘기했죠 죽기 전에/ 꼭 한번 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라구요' 중)

12년 전 금강산 공연에서 '...라구요'와 '넌 할 수 있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 7~8곡을 부른 그는 이번에는 2~3곡을 부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라구요'는 꼭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쪽(북측 실무단)에서 '넌 할 수 있어'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 괜찮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명태'란 노래를 꼭 부르고 싶다. 함경도 사투리가 나오는 곡으로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영걸이 왔니 무눙이는 어찌 아이 왔니/ 아바이 아바이 밥 잡쉈소 어/ 명태 명태 라고 흠흐흐흐 쯔쯔쯔/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명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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