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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넘치는 속편, 즐겁지만 '벅찬' 진행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
출연: 에디 레드메인, 주드 로, 조니 뎁


해리포터 시리즈를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화시리즈 중 하나로 만든 원작자 JK 롤링과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가 다시 뭉쳐서 만든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2년 전 개봉했던 첫 번째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은 성공적으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알렸고 5편으로 마무리될 시리즈의 신작 또한 엄청난 기대를 모으면서 개봉했다.

전작에 잠시 모습을 보이고 체포된 악역 그린델왈드는 영화가 시작될 때 탈옥한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활동영역을 옮겨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만든다. 주인공 뉴트는 덤블도어의 부탁을 받아서 이를 저지하러 유럽으로 향한다. 파리에는 전작에 나온 크리덴스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모이게 되고 여러 인물이 과거사와 함께 얽히게 된다. 결국 그린델왈드의 세력과 뉴트의 세력은 전면전을 치른다.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매우 야심 찬 작품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서 꼭 이루어야만 하는 목표들이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덤블도어를 등장시켜서 전 시리즈와 연결고리를 보여줘야 하며 앞으로 남은 세 개의 작품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인물 간의 관계설정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물론 사람들이 해리포터 하면 생각나는 화려한 마법도 있어야 하며 '신비한 동물' 시리즈기 때문에 영화 곳곳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동물들도 계속 나와야 한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특별하게 동양의 문화적 요소를 많이 첨가했다. 중국의 상상 속 동물 자우우가 여러 번 나오고 주요 캐릭터 중 한 명이며 한국배우 김수현이 연기한 '내기니'도 비중이 큰 편이다.

영화는 이 모든 일을 어떻게든 이뤄내지만 그러다 보니 영화는 산만해진다.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지만 주요인물 10명의 이야기를 포함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내기니에 대한 설명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이런 '벅참'의 반증이다. 많은 것들을 영화에 우겨넣다 보니 이야기를 온전히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으며 입체적인 캐릭터의 매력도 살기 힘들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온전히 영화 구성상의 문제다.

물론 영화가 빛나는 장면들도 있다. 그린델왈드가 탈출하는 초반부는 화려하고 박진감 넘쳐서 관객들을 바로 몰입시킨다. 전작들과는 달리 매우 절제된 조니 뎁의 악역 연기는 신선하다. 많은 팬이 기대했던 주드 로의 덤블도어 연기는 완벽하다. 제이콥 코왈스키 역을 맡았던 댄 포글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드 로의 덤블도어는 수염까지 완벽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화의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도 "엄청난 사랑을 받을 캐릭터의 또 다른 일면을 새롭게 연기하려면 큰 용기가 있어야만 한다"며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밀어붙이는 주드 로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마법을 쓰지 못하는 '노마지'에 비해 마법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그린델왈드는 현재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비유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너무 직접적이기에 촌스럽게도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그린델왈드의 사상에 동조하게 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시리즈의 중간에 위치하는 영화의 단점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화의 만듦새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다음 작품들을 위한 포석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이런 한계를 영리하게 극복해왔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수퍼히어로 영화들은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 구조의 일부가 되면서도 독립적인 영화로서의 재미도 충분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양쪽을 모두 챙기려는 야심때문에 많은 즐거움을 놓치고 말았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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