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스카 주목받는 영국 궁정, 세 여성의 파워 게임

'더 페이버릿'의 사랑과 욕망 작품상·주연상 등 10개 후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굳이 주·조연을 안 나누고 주는 '앙상블 연기상'이 있다면, 이 영화의 몫일 것 같다.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원제 The Favourite)는 세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 이들이 표현하는 세 인물의 개성이 확실하게 빛나는 영화다.

배경은 1700년대 영국 궁정. 권력과 욕망, 질투와 배신이 교차하는 흥미진진한 전개는 중심인물 셋이 모두 여성이란 점에서 단연 새로운 맛을 더한다. 최고 권력자 앤 여왕, 그와 특별한 관계인 권력 실세 사라 제닝스, 그리고 밑바닥에서 출발해 사라의 경쟁자가 되는 에비게일 힐이 그들이다.

몰락한 귀족 에비게일 역을 맡은 엠마 스톤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초반부터 눈을 붙잡는다. 친척 사라를 찾아와 하녀나 다름없는 일자리를 구한 에비게일은 신임을 얻어 여왕에게 다가가는 기회를 잡는다. 주위의 심술과 훼방에 쉽게 주눅 들지 않는 유쾌하고 당찬 기질은 18세기가 아니라 현대의 여성을 보는 것 같다.

그를 발탁한 사라야말로 매사 자신감 넘치는 강력한 인물. 국정을 쥐락펴락하는 힘은 남편 말버러 공작의 후광이 아니라 그 자신이 여왕의 절친이란 데서 나온다. 사라는 정치인으로서나 연인으로서나 밀당에 강한데, 이를 소화하는 레이첼 와이즈의 연기 역시 강력하고도 힘 조절에 능숙하다. 사라가 에비게일에게 뒤통수를 맞은 뒤에도 여왕의 사랑을 향한 둘의 경쟁이 팽팽하게 이어지는 배경이다.



두 사람에 비하면 앤 여왕은 초반에는 존재감이 덜하다. 통풍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거나 사라에게 휘둘리는 게 전부인 듯 그려진다. 하지만 여왕이야말로 삼각 구도의 중심. 동성과 남몰래 맺어온 연인관계가 관객에 드러나는 것과 함께 허약한 듯 강력하고, 괴팍한 듯 단호한 면모가 서서히 부각된다. 광기 어린 연기로 왕 역할을 해낸 배우가 한둘 아니지만, 이런 여왕은 없었다. 이를 연기한 올리비아 콜맨은 주로 TV에서 활약해온 영국 배우. 이 영화로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연출을 맡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희한한 이야기로 큰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작품·감독·각본·촬영 등 8개 부문, 엠마 스톤과 레이첼 와이즈가 나란히 후보가 된 여우조연상까지 모두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올리비아 콜맨은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 '로마'의 얄리차 아파리시오, '스타 이즈 본'의 레이디 가가, '캔 유 에버 포기브 미'의 멜리사 맥카시와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다.


이후남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