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마약과 낙태의 암울한 그림자

절박한 자매의 삶 속에서
외면받는 사회 문제 제시

[NEON]

[NEON]

리틀 우즈(Little Woods)
감독: 니아 다코스타
출연: 테사 톰슨, 릴리 제임스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R
상영시간: 103분


북중부 노스다코타주의 가장 북단에 위치한 작은 마을 리틀 우즈(Little Woods)는 미국과 캐나다가 만나는 국경 지대에 위치해 있다.

숲으로 뒤덮여 있는 이곳을 이용해 마약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이 영화는 이곳에 사는 두 자매 올리와 데브의 이야기다.



올리(테사 톰슨ㆍ토르 라그나로크)는 국경을 넘나들며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을 운반하다 체포돼 형을 살고 나왔다.

그녀는 건설 현장에서 음식과 커피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열흘 후면 집행 유예기간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다. 그녀는 이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싱글맘으로 웨이트리스 일을 하며 겨우 연명하고 있는 데브(릴리 제임스ㆍ베이비드라이버)는 자신이 또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감해 한다. 낙태를 하려 해도 수술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보험료를 지급하지 못해 보험이 끊긴 지 벌써 오래다. 서로 연락 없이 지내던 이들은 얼마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소유의 집이 압류당하게 되자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만난다.

절실하게 돈이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구할 데라곤 한군데도 없다.

동생의 낙태 수술과 은행 압류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리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데브의 낙태 수술을 위해서는 캐나다로 국경을 넘어가야 한다. 모든 문제를 한방에 끝내고 지긋지긋한 리틀 우즈를 떠나겠다는 심산으로 올리는 다시 마약 운반을 계획한다.

두 여성이 함께 헤쳐나가야 할 한 순간 한 순간이 애처롭다. 암담하고도 절박한 상황과 그 곤경 속에서 헤어나오려는 두 여자의 몸부림이 지속하면서 긴장감이 더해간다.

미국의 빈곤층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약물중독과 낙태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미국이 내버려 두고 있는 외딴 지역에서의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뉘앙스가 짙다.

극본을 쓰고 연출한 니아 다코스타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그녀는 '캔디맨'의 리메이크 감독으로 벌써 내정돼 있다.

다코스타 감독은 '오늘날 미국인들이 영위해야 할 미국적인 삶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주류 사회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시골 사람들의 실상은 참으로 우울하다. 마약이 온통 어지럽혀 놓은 이곳에는 기본적인 삶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선택의 여지 없이 살아가는 인생들이 너무 많다.

냉정한 낙태금지법은 철저히 지켜지면서 곤경에 처한 임산부를 도울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 신인 감독의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강하게 살아 있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시선을 끌고 있는 두 명의 여배우가 노스다코타 빈민층의 어두운 삶을 실감나게 연기한 덕분이다.

상영은 할리우드 래미 노호(Laemmle Noho), 샌타모니카 모니카필름센터, 샌타애나 프리다 시네마(The Frida Cinema).


김정·영화평론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