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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몬스터 총출동 고질라와 한판 대결

고질라: 킹오브 몬스터(Godzilla: King of Monsters)
[워너브라더스]

[워너브라더스]

감독: 마이클 도허티
주연: 베라 파미가, 밀리 바비 브라운, 카일 챈들러, 장쯔이
장르: 모험, 액션, SF, 판타지
상영시간: 132분




영화사에서 '고질라'만큼 진화를 거듭해온 작품은 없다. 1954년 11월 3일, 전설의 괴수 '고지라'가 일본 동경에 그 모습을 처음 드러낸 것이 고질라 영화의 효시였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작 '고질라'와 '콩: 스컬 아일랜드'의 세계적 흥행에 이어지는 몬스터버스(Monster + Universe)의 3번째 영화이자 고질라 시리즈의 32번째 영화다. '킹오브몬스터'는 1954년의 원작 '고지라'가 1956년 미국에서 개봉될 때 붙여진 부제였다.

'고릴라'와 '쿠지라(고래)'의 합성어인 '고지라(kojira)'로 명명된 1대 고질라는 공룡의 후손으로 인류사 이전부터 지구상에 살아온 지구의 당당한 주인이었다. 바다 속에 숨어 조용히 살아온 이 괴수를 육지 위로 떠올린 당사자는 바로 인간들이었다. 바다에서 행한 핵실험의 결과, 바다 환경이 오염되고 살 곳을 잃은 고질라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육지로 올라와 지구를 떠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고질라는 일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으로 다가왔다.



고질라 영화의 탄생에는 패전 후 일본인들의 묘한 피해의식이 배어있다. 파괴의 신 고지라는 핵실험의 당사자인 미국을 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파괴하려 한다. 한국에서의 전쟁 덕에 순조로운 경제 성장을 이루어 가며 풍요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그들이 전쟁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은 이미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들은 2차대전에서 미국에 패한 쓰라린 상처로 인한,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생각만이 앞섰다. 이처럼 참으로 일본인다운 인식이 고릴라의 출현에 잠재해 있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한국인들에게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반핵이라는 메시지의 무게감은 핵에 오염된 고질라의 등장으로 충분히 전달됐다. 교훈적인 대사를 사용하지 않아도 핵으로 인한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인류에게 고질라는 핵의 잠재적 파괴성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손을 사용한 특수기법으로 제작된 SFX영화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고질라는 이후 괴수 영화의 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의 개발로 인하여 애니메이션의 소재로나 적합해 보였던 괴수들이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완벽한 실사가 가능해졌다.

'몬스터버스'의 기본 개념은 영화에 등장하는 괴수들이 조작된 과학의 산물이나 돌연변이 같은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이들 초거대 생명체들은 생존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세계 곳곳에 흩어져 조용히 숨어 살고 있었지만 환경오염, 핵실험 등의 이유로 하나 둘씩 잠에서 깨어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지구상에서 고질라와 인간의 공존은 불가능해 보인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는 모스라, 기도라, 로단 등 초거대 몬스터들이 등장해 지구의 운명을 놓고 고질라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전례 없는 설정이다. 다소의 억지, 개연성 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장르의 클리셰는 차치하고라도 비주얼과 규모 면에서 단연 고질라 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초대형 액션 어드벤처임에는 틀림없다.

고질라의 상생에 관한 진지한 토론 장면은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진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플롯 전개, 불필요한 인물 설정,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의 캐스팅(장쯔이)은 실망스러운 부분들이다. 볼거리에 치중하다 보니 원작의 감동은 이제 기대하기 힘든 일이 되어 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2020년 3월에는 '고질라 vs. 콩'의 대결이 이미 예정되어 있다.


김 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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