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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ㆍ디카프리오가 그리는 우정과 의리

[콜럼비아 픽쳐스]

[콜럼비아 픽쳐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 알 파치노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R


지난 5월 26일 파리로부터 날아든 희보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사실 의외였다. 칸영화제가 피날레로 접어들면서 언론과 평론가들의 의견은 25년 만에 다시 황금종려상을 야심 차게 노렸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 영화, 10편의 영화를 끝으로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던 타란티노의 9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칸 입성은 당연 전세계 영화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영화와 관련한 그 어떤 배경이나 학력도 없던 타란티노는 25년 전 자신의 두 번째 영화 '펄프픽션'으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이후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독보적 입지를 굳혀왔다. 타란티노의 영화는 어느 장르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또한 모든 장르를 섭렵하는 그만의 특이성과 창의성을 지니고 있다.



1969년은 할리우드와 미국 사회가 동시에 급변하고 있던 시기였다. 히피문화로 대변되던 시대, 자유, 마약, 섹스가 새로운 시대 풍조를 이루면서 할리우드에도 급격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릭 달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한때 유명한 웨스턴 TV시리즈 '바운티 로(Bounty Law)'의 스타였지만 지금은 한물간 배우로 배역을 따내기도 쉽지 않다. 누군가 그에게 아직 서부영화가 그런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전향할 것을 조언한다.

릭의 옆집에는 한 달 전 새로 이사 들어온 여배우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와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 부부가 살고 있다. 릭은 이들과의 교제를 통해 할리우드의 주류에 다시 진입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는 릭의 전담 스턴트맨이며 운전기사이고 유일한 친구이며 인생의 조언자이기도 하다. 클리프는 LA 거리를 드라이브하다 우연히 찰스 맨슨 집단의 히피들과 조우한다.

타란티노는 60년대 사이비 종교 집단의 교주이며 살인마였던 찰스 맨슨 실화를 영화의 한구석에 기묘하게 접목시키고 호기심을 유도하며 결론부까지 끌고 간다.

타란티노 특유의 의외성과 상상력은 역사와 시대를 하나의 특정 소재로 사용하는 타란티노 영화의 빼어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타란티노가, 샤론 테이트가 자신의 할리우드 힐 저택에 침입한 찰스 맨슨의 일당들에게 살해당했던 실제 사건을 어떻게 다룰지는 이 영화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촬영장에서 수차례 NG를 낸 후, 릭이 분장실로 돌아와 자신의 알코올중독 증세를 탓하며 한물간 배우의 비애와 분노를 표현하는 장면이 있다.

어쩌면 타란티노의 영화들 중 유일하게 관객이 (웃음을 통해) 울음을 보일 수 있는 장면일지 모르겠다. 줄곧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대는 브래드 피트와 디카프리오는 거의 모든 장면을 함께하며 할리우드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려는 문턱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두 남자 배우의 진한 우정과 의리를 코믹모드로 연기한다.

이 영화에도 예외없이 스파게티 웨스턴에 대한 타란티노의 집착과 애정이 깃들어 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클래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대한 헌정을 시사하는 장면들이 다수 보인다. 동시에 그가 살았고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만들어준 도시 LA에 대한 향수와 할리우드 영화가의 생리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타란티노만의 색채로 스케치되어 지나간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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