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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옥살이 청년의 '진실 찾기'

브라이언 뱅크스 역의 알디스 호지(왼쪽)는 고통과 절망의 순간들을 눈물겹게 표현했다. [Bleeker Street]

브라이언 뱅크스 역의 알디스 호지(왼쪽)는 고통과 절망의 순간들을 눈물겹게 표현했다. [Bleeker Street]

브라이언 뱅크스(Brian Banks)
감독: 톰 새디악
주연: 알디스 호지, 그레그 키니어, 모건 프리만
장르: 드라마
등급: PG-13
상영시간: 99분




롱비치폴리텍고교의 풋볼 스타였던 브라이언 뱅크스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2002년 당시 16세이던 브라이언(알디스 호지)은 학교 한구석에서 여학생 케니샤와 성관계를 갖기 직전, 갑자기 들려오는 인기척에 놀라 행위를 중단하고 케니샤를 그대로 둔 채 그곳을 황급히 떠난다. 자신을 내버리고 달아난 브라이언에게 자존심이 몹시 상한 케니샤는 브라이언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경찰에 신고한다.



재판을 받던 중 브라이언의 변호인은 검찰 측의 합의 요구에 응할 것을 종용한다. '노 콘테스트'(불항쟁 답변·공소사실 신문절차에서 공소사실 대해 답변하는 방법 중 하나) 조건을 받아들이면 징역형을 면할 수 있다는 변호인의 조언에 브라이언은 어정쩡한 답을 하고 법정에 들어선다. 판사는 검사 측과 변호인의 합의 사항을 무시하고 브라이언에게 강간죄로 징역 6년을 선고한다.

6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브라이언은 성범죄 전과자 경보 장치인 전자 발찌를 차고 있다. 성범죄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법 때문에 취직도 어렵다. 자신을 믿어 주고 용기를 주는 어머니가 그를 위로하지만 브라이언은 절망과 좌절의 순간들을 넘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캘리포니아이노센스프로젝트(California Innocence Project)'라는 기구다. 부당한 판결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주민들의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아주자는 취지로 설립된 비영리 변호단체이다. 브라이언은 이곳의 설립자인 저스틴 브룩스 교수(그레그 키니어)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하지만, 브룩스 교수는 확실한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브라이언의 케이스를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브라이언의 페이스북에 케이샤의 친구요청이 날아든다. 브라이언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유인, 강간을 당하지 않았다는 케이샤의 진술을 시큐리티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이 역시도 진술인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녹화가 아니라 법적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브라이언은 또다시 좌절한다.

영화는 우리에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법은 과연 정당한가. 법은 사회 제도(System)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위한 것인가. 변호인의 조언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것인가.

미투(#MeToo)로 대변되는 시대 개념에 오히려 반대되는 내용으로 법의 부당성에 도전하는 이 영화는 미국의 법제도는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삶에는 법이 판단할 수 없는 상황적 순간들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법의 부당함을 극복하는 인간 승리로 결론짓고 있다.

장래가 촉망되던 풋볼 유망주였던 브라이언의 삶의 최대 가해자는 조금의 인간적 유연성도 허락하지 않는 법제도이다. 결정적인 반증이 있어도 한번 유죄로 내려진 판결을 번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법은 정의의 편에 서기보다 기존의 법제도와 부당하게 내려진 판결을 방어하기 위해 오히려 불의의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는 힘없는 정의의 무기력함과 법제도의 가혹함에 분노할 뿐이다.

사건 발생시 USC에 진학이 예정되어 있던 브라이언은 무죄 판결 후 다시 풋볼에 도전, 2013년 4월, 27세의 나이에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풋볼(NFL) 진출에 성공, 애틀랜타 팰컨스와 계약하며 NFL사상 최고령 루키로 등록되는 기록(?)을 세운다. 그러나 그는 11년간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감옥 안에서 겪어야 했던 고통과 절망의 순간들을 무대사로 표현하는 알디스 호지(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히든 피겨)의 연기가 눈물겹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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