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컷
DVD 감독판 공개
말론 브란도가 분한 커츠 대령의 광기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카리스마 연기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히 전쟁지에서의 한 인간의 광기를 묘사한 것만은 아니었다.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하여 수많은 베트남인들을 살상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광기를 고발한 코폴라의 반전 메시지이기도 했다.
영화의 제작 과정 자체도 한편의 전쟁이었다. 코폴라 감독 스스로도 악몽 속을 헤메다 온 느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티브 맥퀸, 알 파치노, 잭 니콜슨, 로버트 레드퍼드 등의 출연 교섭이 줄줄이 무산되었고 촬영지 필리핀에서의 태풍으로 인해 거대한 세트가 통째로 날아가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4주로 예상했던 촬영기간이 14달로, 애초의 예산1600만달러는 3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코폴라는 이 영화로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주인공 윌라드 대위로 분해 이미 한달 이상 촬영을 마친 하비 카이텔의 중도하차, 코폴라와 브란도의 끊임없는 불화 등 영화에 얽힌 에피소드들은 끝이 없다. 최악의 사건은 마틴 신이 촬영장에서 심장발작을 일으켜 쓰러진 일이다. 술과 마약에 취해 사이키델릭 환각에 빠지는 첫 장면 촬영을 위해 신을 이틀 동안 방에 가두었던 코폴라의 '창의적 발상'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원작 개봉 40주년을 맞아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는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 컷'을 출시했다. 4K UltraHD로 리매스터된 감독판이다. 총 6장의 DVD세트에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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