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로저 에일즈의 성추문 다룬 '미투' 영화

밤쉘 (Bombshell)

[Lionsgate]

[Lionsgate]

‘밤쉘: 성적으로 매력있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

전 세계에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던, 하비 와인스타인 등 ‘권력자들’이 저지른 일련의 성추행 사건들이 헐리웃 영화가에서만 일어났던 것은 아니었다. 성희롱 파문은 연예계, 정계를 흔들며 방송가로 번지고 있었다.

폭스뉴스의 설립자 로저 에일즈는 방송가에서 막강한 힘을 지닌 권력자였다. 그는 폭스뉴스를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매체로 키웠고 워싱턴 정가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폭스뉴스의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과 메긴 켈리 등의 여직원들은 에일즈에게는 ‘밤쉘’이었다. 영화 ‘밤쉘’은 폭스뉴스 사내에서 일어났던 로저 에일즈의 성추행 사건(들)을 칼슨과 켈리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2016년 도날드 트럼프의 대선 행로에 한창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을 무렵, 미스아메리카 출신의 간판 앵커 칼슨(니콜 키드만)은 폭스로부터 해고를 당한다. 그녀는 곧 바로 CEO에일스(존 리스고)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다.

많은 피해 여성들 중에는 2014년 타임지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던 인물 켈리(샬리즈 테론)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대선 기간 내내 취재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대표적 ‘반 트럼프 언론인’으로 알려지기 시작한다. 켈리는 에일즈가 위력으로 다수의 여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행위를 요구해 왔다는 것을 감지한다.

마고 로비가 가상의 인물 케일라로 등장한다. 출세를 위해 스스로 에일즈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미모의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굴욕을 참고 에일즈의 요구에 응한다.

테론을 비롯, 키드만, 리스고 등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정작 씬 스틸러는 로비다. ‘다키스트 아워’에서 개리 올드만을 윈스톤 처칠로 완전히 둔갑(?)시켰던 카즈 히로의 분장술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객관성보다는 해석에 중점을 둔’ 에일즈의 극우 성향은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데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잘 팔리는 뉴스를 생산해내는 천재적 감각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에일즈는 폭스뉴스의 여직원들에게는 악마같은 존재였다. 악역으로 익숙한 190cm의 거구 존 리스고가 70대 중반의 에일즈 역을 훌륭히 해냈다.

‘오스틴 파워’시리즈 등의 코미디로 재능을 인정받은 제이 로치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출세 제일주의가 만연한 방송가를 배경으로 정치, 권력, 섹스에 얽힌 스캔들을 빠른 템포로 그려 나간다. ‘미투’를 다룬 최초의 헐리웃 영화 ‘밤쉘’은 2020오스카상을 비롯, 연말 각종 영화상의 수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이 분명하다.

에일즈는 자신과 관련한 모든 성추문을 부인한 채 폭스뉴스의 CEO자리에서 물러났고 2017년 사망했다. 켈리는 그녀의 자서전에서, 에일즈가 자신에게 성관계를 요구했고 이를 조건으로 승진을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영화는 지난 2014년 출간된 에일즈의 전기 ‘더 라우디스트 보이스 인 더 룸(The Loudest Voice in the Room)'과 메긴 켈리의 자서전 ‘더한 것에 만족하라(Settle for More)'를 바탕으로 했다. 등급 R, 118분

한줄요약: 폭스뉴스의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과 메긴 켈리 등의 여직원들이 폭스뉴스의 창립자 로저 에일즈의 성추행을 고발한다. 실존 인물이며 피해 여성들이었던 스타 앵커 칼슨과 켈리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가상의 인물 케이라로 분한 마고 로비의 연기가 돋보인다.


김정·영화평론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