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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한석규 20년 만에 만나

오늘 개봉 ‘천문’ 연기파 두 주역
“함께 벌러덩 누워서 별을 봅시다”
각본 없는데 한석규가 즉석 제안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앞줄 왼쪽부터) 세종대왕(한석규)이 아직 노비 신분이던 장영실(최민식)에게 물시계 원리를 묻는 장면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앞줄 왼쪽부터) 세종대왕(한석규)이 아직 노비 신분이던 장영실(최민식)에게 물시계 원리를 묻는 장면이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장영실이 처음 세종 앞에 물시계 브리핑을 하고 근정전에 불려가서 둘이 같이 벌러덩 누워 별을 보잖아요. 그게 (한)석규 아이디어거든요. 시나리오엔 그저 궁 후원 바위 같은 데 앉는 거였는데 석규가 ‘별을 누워서 봅시다’ 그랬어요. 이야, 무릎을 탁 쳤죠. 파격이잖아요. 그게 세종 캐릭터야. 신분이 뭐가 중요하냐. 같은 뜻을 품고 같은 곳을 바라보면. 노비 출신인 장영실은 감동이죠. 나를 알아주는 주군한테 자기 능력을 200%, 300% 다하고 싶지 않았겠어요.”

새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이하 ‘천문’)에서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 역에 나선 배우 최민식(57)의 말이다. 영화는 관노로 태어나 천부적인 재능으로 종3품 대호군에 오른 장영실과 세종대왕이 20년간 신분을 뛰어넘어 이룬 우정과 업적을 그렸다. 세종대왕 역의 한석규(55)와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스크린에서 재회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82·83학번 선후배인 두 사람은 충무로의 소문난 ‘절친’이다. 그런 시너지 덕일까. 함께한 작품마다 평가도 좋았다. 신인시절 처음 호흡 맞춘 MBC 드라마 ‘서울의 달’(1994)에선 옥수동 제비족 홍식(한석규)과 순박한 고향친구 춘섭(최민식) 역으로 시청률 48%를 거두며 스타덤에 올랐다.

3년 뒤 코미디 영화 ‘넘버 3’에선 깡패 같은 검사(최민식)와 뺀질뺀질한 조직 넘버 3(한석규) 역으로 입담을 겨루며 시대를 풍자했다. 각기 남북한 요원 역으로 총구를 맞댔던 ‘쉬리’(1999)는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며 전국 582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공식통계 기준)이란 당시로선 대기록을 세웠다.



이번 ‘천문’엔 그런 오랜 기다림이 다분히 묻어난다. 물시계·천문의기 등 명나라도 시샘했던 장영실의 발명품도 신묘하게 소개되지만 정교한 원리보단 그에 얽힌 세종과 장영실의 신뢰와 애정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관노 출신 장영실이 세종에 발탁돼 재능을 펼치는 과정이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 ‘브로맨스’처럼 그려진다.

이들의 업적을 찍어누르려는 명나라와 조선 사대부들의 방해공작도 둘 사이의 애틋함을 더한다. 그토록 사랑받던 장영실은 왜 하루아침에 역사에서 사라졌을까. ‘세종실록’ 등에 남은 한줌의 기록에 상상을 보탰다.

그의 세종대왕 연기는 2011년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이후 두 번째다. 한글창제 뒷얘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세종을 점잖은 성군이 아닌 소탈하고 고뇌하는 군주로 연기했다. ‘천문’의 세종은 한 발 더 깊어졌다. 132분. 27일 개봉. CGV부에나파크 상영.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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