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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감독의 경계 뛰어넘은 사건

남가주 한인사회 환영 일색
“미국인 친구들도 함성, 열광”
국무부, 대변인 축하 메시지

10일자 LA타임스 1면. 코비 브라이언의 죽음을 애도하는 옷을 입고 나온 스파이크 리가 감독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르는 봉준호 감독을 축하하고 있는 사진을 크게 실었다.

10일자 LA타임스 1면. 코비 브라이언의 죽음을 애도하는 옷을 입고 나온 스파이크 리가 감독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르는 봉준호 감독을 축하하고 있는 사진을 크게 실었다.

미국 주류 언론들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크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일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92년 사상 비영어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주류 언론들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크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일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92년 사상 비영어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LA한인타운에 사는 샘 김(54)씨는 일요일 저녁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아내와 외식을 마치고, 마켓에서 한가로이 장보는 중이었다. 8시가 조금 넘었나? 갑자기 휴대폰이 울기 시작했다. ‘카톡’ ‘카톡’. 열어보라는 성화가 견디기 어렵다. 발신자는 이미 한둘이 아니다. 생전 연락없던 아들 것도 눈에 띈다. 공부(대학) 때문에 북가주 쪽에 머무는 녀석이다. 무슨 일이 있나?

작품상에 호명된 후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들과 스탭들에 둘러싸인 봉준호 감독이 제인 폰다가 전달하는 트로피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작품상에 호명된 후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들과 스탭들에 둘러싸인 봉준호 감독이 제인 폰다가 전달하는 트로피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꽤 긴 몇 개의 문장이 화면을 압박한다. 한글과 영어가 뒤섞여 어지러운 글이다. ‘와, 기생충이 Best Picture 탈 것 같은데’ ‘벌써 Best foreign film 탔고, 봉준호 감독이 Best director 랑 Best original screenplay 얻음’. 메시지의 마무리는 역시나 ‘대박~’이었다. 나중에 김씨가 아들과 통화로 들은 당시 상황이다. 도서관에서 다음날 시험 준비중이었다. 미국인 친구들과 아카데미상 수상식 뉴스를 계속 업데이트 하다가 너무 대단하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게 아빠와의 카톡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기생충’의 개가에 미주 한인들도 덩달아 뿌듯함을 느낀다. 시상식 당일은 물론이고 이튿날인 10일에도 모이는 곳마다 화제는 온통 아카데미와 기생충, 봉준호였다. 김완중 LA총영사는 이날 “92년 만에 처음,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인 배우 등이 모여 모임도 발족했다. 이번 수상 소식이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종필름의 종유석 감독도 반색했다. 종 감독은 한국서 인기리에 방영된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의 미주 현지 촬영을 담당한 인물이다. 그는 “영어도 잘 못하는 검은 머리 감독으로서 LA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매순간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면을 가늠하며 열등감과 싸우게 된다”며 “어제(9일) 돌비극장에서 일어난 일은 아시안 필름메이커들의 한계를 풀어준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UCLA에 재학중인 다니엘 김군은 “친구들과 함께 함성을 지르면서 봤다. 한인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영화”라며 “2번이나 영화관에서 보고 DVD를 산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한인 김진열(52)씨는 “기생충 내용이 한국 부잣집, 반지하 가족, 지하실 부부 삶을 그렸지만 한국 사람에겐 익숙한 삶의 모습"이라며 “사실 기생충이 ‘극사실주의’는 아니다. 현실을 좀 과장한 영화인데 외국 사람들 눈에는 한국적 삶의 모습이 되게 충격적으로 다가간 듯 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며 “영화 ‘기생충’의 한국 출연진과 창작 팀에 축하를 전한다. 여러분은 4개의 오스카상을 충분히 받을만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 활동중인 한인 배우들도 갈채를 보냈다. 샌드라 오, 존 조, 스티븐 연 등도 SNS를 통해 ‘기생충’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찬사와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백종인·강세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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