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감독의 경계 뛰어넘은 사건
남가주 한인사회 환영 일색
“미국인 친구들도 함성, 열광”
국무부, 대변인 축하 메시지
‘기생충’의 개가에 미주 한인들도 덩달아 뿌듯함을 느낀다. 시상식 당일은 물론이고 이튿날인 10일에도 모이는 곳마다 화제는 온통 아카데미와 기생충, 봉준호였다. 김완중 LA총영사는 이날 “92년 만에 처음,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인 배우 등이 모여 모임도 발족했다. 이번 수상 소식이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종필름의 종유석 감독도 반색했다. 종 감독은 한국서 인기리에 방영된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의 미주 현지 촬영을 담당한 인물이다. 그는 “영어도 잘 못하는 검은 머리 감독으로서 LA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매순간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면을 가늠하며 열등감과 싸우게 된다”며 “어제(9일) 돌비극장에서 일어난 일은 아시안 필름메이커들의 한계를 풀어준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UCLA에 재학중인 다니엘 김군은 “친구들과 함께 함성을 지르면서 봤다. 한인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영화”라며 “2번이나 영화관에서 보고 DVD를 산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또 한인 김진열(52)씨는 “기생충 내용이 한국 부잣집, 반지하 가족, 지하실 부부 삶을 그렸지만 한국 사람에겐 익숙한 삶의 모습"이라며 “사실 기생충이 ‘극사실주의’는 아니다. 현실을 좀 과장한 영화인데 외국 사람들 눈에는 한국적 삶의 모습이 되게 충격적으로 다가간 듯 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며 “영화 ‘기생충’의 한국 출연진과 창작 팀에 축하를 전한다. 여러분은 4개의 오스카상을 충분히 받을만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 활동중인 한인 배우들도 갈채를 보냈다. 샌드라 오, 존 조, 스티븐 연 등도 SNS를 통해 ‘기생충’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찬사와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백종인·강세돈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