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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인종 갈등 묘사한 기이한 서부영화

바쿠라오 Bacurau (Nighthawk)

영화 '바쿠라오'는 섬뜩한 충격적 스토리를 담고 있다. 다양한 피부색의 브라질 사람들이 백인들에 맞서 싸우는 내용의 브라질 영화다. '신식민주주의', 현대 사회의 계급갈등, 혹은 인종 간의 갈등 등의 소재들을 다각도로 다루고 있다.

클레베르 멘도사 필류와 줄리아누 도르넬리스 두 감독이 공동 연출 한 이 영화는, 아키라 구로사와 스타일을 모방한 '기이한 B급 서부영화'로 소개되며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기묘한 스타일'로 화제에 올랐던 작품이다.

이들은 주로 현대 브라질의 인종적, 정치적 이슈들을 들추어내어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바쿠라오'는 우화적 접근 방식을 사용했고 탈 장르 성격이 강한 특징이 있을 뿐, 내용과 주제 면에서는 그들의 전작들과 맥을 같이 한다.

스마트폰의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바쿠라오는 물론 가상의 지역이다. 마을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마치 원시시대 부족사회를 연상시키는 공동체로 결속되어 있다. 그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시 당국이 식수를 차단해 버렸기 때문이다. 모바일 신호도 잡히지 않아 외부와 소통할 수도 없다. 그러나 바쿠라오 사람들은 숨겨진 음모를 다 알고 있는 듯 일목요연하게 대처해 나간다.



현지 백인 부부를 하수인으로 둔 미국인들은 현장 조사를 마치고 인간 사냥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식수와 관련, 시장과 대치하던 중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 간다. 느닷없이 총기로 무장한 백인들이 침입한다. 마을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이 가해진다. 본격적인 인간 사냥이 시작된다.

다양한 피부색의 인종들로 구성된 브라질은 언제나 복잡한 인종 문제를 안고 사는 나라다. 영화는 미국인으로 특정된 백인들을 '악마적 인간'으로 묘사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브라질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종 간의 뒤틀린 갈등을 극단적 폭력으로 표출해 내며 B급 액션 영화로 둔갑한다. 피 묻은 시체들이 화면을 채우고 컬트영화의 시각적 괴기와 심리적 공포감이 영화의 종반 부을 지배한다.

점잖은 주류들이 추구하는 문화향유와는 거리가 먼 장르이지만, 이색적 비주류 영화에 주목하는 최근 유럽 영화계의 흐름을 감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라 하겠다.

한줄 요약: 브라질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종 간의 뒤틀린 갈등을 극단적 폭력으로 표출해 내는 '기이한 서부영화'. 칸영화제에서 아키라 구로사와의 초기영화 스타일을 모방한 하드보일드 액션 B급 영화로 평가받았다. 132분. 등급 NR. LA 상영관 Landmark Nuart Theatre. 사진 제공 Kino Lorber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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