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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우 막스 폰 시도우, 밤하늘의 별이 되다

50~60년대 베리만 감독 영화로 명성
죽음과 체스 '제7의 봉인' 영화사 족적

'엑소시스트' 구마 신부 역할로 유명
'왕좌의 게임' 등 88세까지 열연

스웨덴 출신의 배우 막스 폰 시도우(스웨덴어론 폰 시도브)가 지난 8일 프랑스 프로방스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91세. 1950~60년대 '제7의 봉인(57년)' '산딸기(57년)' '처녀의 샘(60년)' 등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1918-2007) 감독의 작품 11편에 출연하면서 표현력 넘치는 연기로 명성을 얻었다. 베르만이 가장 선호한 배우로 통한다. '제7의 봉인'에서 그가 맡은 14세기 십자군 기사 안토니우스 블록이 흑사병이 창궐한 스웨덴에서 마주친 '죽음'과 체스를 두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았다.

29년 스웨덴 남부 룬드에서 교사인 어머니와 대학교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다 배우에 흥미를 느껴 군 복무 뒤 스톡홀름의 왕립 드라마 극장에서 연기를 익혔다. 55년 말뫼 시립극장에서 공연하다 수석연출가이던 베리만을 만났다.

예술성 높은 베리만 작품에 주로 출연하던 폰 시도우는 처음엔 "스웨덴의 생활에 만족한다"며 오랫동안 해외 진출을 고사했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사운드 오브 뮤직(59년)'의 폰 트렙 대령 역도 사양했을 정도다. 69년에야 뒤늦게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최고의 이야기'에서 예수 역을 맡아 할리우드에 데뷔했다. 촬영에 앞서 UCLA에 6개월간 다니면서 당시 할리우드 배우들이 쓰던 '범대서양 억양'을 익히는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그 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73년)'에서 메린 신부 역을 맡아 섬뜩한 구마 예식을 연기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당시 특수 분장으로 실제 나이보다 30살이나 많은 캐릭터를 맡았다. 빌레 아우구스트 감독의 스웨덴·덴마크 영화 '정복자 펠레(87년)'에서 가난한 이민자 역할을, 스티브 달드리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2011년)'에서 집 주인 역할로 각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을 받진 못했다. 시드니 폴락 감독의 '콘돌(75년)', 우디 앨런 감독의 '한나와 그 자매들(86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년)' 등 거장들이 연출한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서 크고 작은 역을 꾸준히 맡아 영화 팬의 눈에 익다.



암살자·황제·악당·화가· 등 성격이 사뭇 다른 배역을 넘나들며 연기했다. 아무리 작은 역할을 맡아도 헌신의 연기로 배역의 아우라를 살렸다는 평이다.

노년에 들어서도 꾸준히 연기한 것도 인상적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은 82세에 출연했다. 87세인 2016년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도 등장했다. 48년 연극무대에 데뷔해 2018년까지 70년간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섰으니 행복한 배우일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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