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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볼만한 가족영화…프랑스 보육원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

내 이름은 꾸제트(My Life as a Zucchini)

'기다란 호박(Courgette)'이란 뜻의 제목을 지닌 이 영화는, 드물게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 때문에 2016년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다. 사람이 직접 인형을 움직여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연출한 장면을 한 컷 한 컷 찍고 다시 그 사진들을 이어 붙이는 '스톱 모션' 기법으로 촬영된 프랑스 영화다. 미국,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컴퓨터 그래픽이 창조해내는 가상의 물체 대신 긴 시간이 사용되는 재래식 작업으로 만든 작품이어서 소박하고 인간적이다. 생명이 없는 인형들에게 생명을 부여한다. 영혼이 깃든 휴머니즘의 감동을 경험케 한다.

엄마가 남긴 빈 맥주캔과 아버지를 그려 만든 연에 집착하는 9살 소년 꾸제트. 사고로 엄마를 잃고 보육원으로 보내진 꾸제트는 각자 다른 사연을 지닌 보육원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며 함께 살아간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의 품이 그리운 꾸제트는 우울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엄마는 술주정을 많이 했다. 꾸제트는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많이 그리워한다.



슬픔에 갇혀있던 꾸제트는 보육원의 친구들, 선생님, 경찰 아저씨와 새로운 가족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서서히 마음의 먹구름이 걷히고 어느 순간 그의 옆에 자리하던 맥주캔들이 사라지고 연의 아버지 그림은 친구들의 것으로 바뀌어 있다.

보육원 아이들은, 부모가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갔거나,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부모의 폭력에 시달린 아이도 있고 아빠에게 성추행을 당하여 강박신경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도 있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는 보육원 아이들, 스키장에 놀러 갔다가 한 아이가 도둑 취급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저며진다.

'내 이름은 꾸제트'는 보통의 어린이 영화와는 달리 슬픈 감정으로 차 있다. 꾸제트의 일상은 동화라기보다는 각박하고 냉정한 현실 세계에 가깝다.

영화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의 열등감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처럼 쉽지 않은 소재를 끄집어내 프랑스의 현실, 나아가 지구촌의 상처받은 영혼들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해당하는 문제점을 언급하며 꾸제트의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점차 가족의 의미가 퇴색해 가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라 생각되지만, 사실 영화는 어른들에게 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 좋은 부모가 되어줄 수 있는가"

성장 이야기는 비단 어린이들에게만 국한되는 주제는 아니다. 영화는 우리 모두의 성장 이야기이다. 인형들의 연기가 꽤 감동적이다.

▶한줄 요약: 수작업으로 제작된 프랑스 애니메이션. 유튜브, 구글 플레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채널 통해 관람 가능. 66분, 등급 PG -13


김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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