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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후 이탈리아 사회상 그린 걸작

집에서 볼만한 영화
자전거 도둑 (Bicycle Thieves)

영화 '자전거 도둑'은 전쟁이 휘몰아치고 간 패전 후 대공황에 잠긴 이탈리아 사회상을 보여준다.

영화 '자전거 도둑'은 전쟁이 휘몰아치고 간 패전 후 대공황에 잠긴 이탈리아 사회상을 보여준다.

2차 대전 패망 후 이탈리아의 극심했던 가난은 이탈리아 영화사에 '네오리얼리즘'을 탄생시킨다. 이후 '멜로 드라마' 형식이 가미되어 '모더니즘'으로 발전하게 되는 네오리얼리즘은 가난한 환경, 파괴된 현실을 반영한 제작환경이 보다 본질적 모티브였다. 가난한 만큼 스태프를 줄여야 했고 스튜디오 대신 실제 사건이 일어난 현지에서 게릴라 촬영 등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줄을 이었다.

1949년작 '자전거 도둑'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영화로 기록된다. 전쟁이 휘몰아치고 간 패전 후 대공황에 잠긴 이탈리아 사회상을 이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는 없다. 할리우드 영화가 보여주는 현란하고 화려한 기교, 복잡한 스토리 구조와 반전, 억지로 짜 맞추려는 의도된 감동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

많은 비평가는 이탈리아 소시민들이 겪는 일상의 문제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을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전쟁은 끝났다. 로마에는 실업자들이 넘쳐난다. 안토니오(람베르토 마지오라니)도 그중 하나다. 어렵사니 벽보 붙이는 일을 구한다. 일하려면 자전거가 필요하다. 자전거는 전당포에 저당 잡혀 있다. 아내의 혼수품을 맡기고 자전거를 찾아 설레는 마음으로 아들 브루노(엔조 스타이오라)와 함께 시작한다.



출근 첫날 모퉁이에 세워둔 자전거를 도둑맞는다. 경찰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자전거 가게들을 찾아다니다 한 젊은이가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을 보고 그를 쫓는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간질 증세를 보이며 거리 바닥에 쓰러져 버리고 동네 사람들은 두 부자를 거리로 내몰아 쫓아 버린다.

안토니오는 브루노를 먼저 집으로 보내고 자전거 하나를 훔쳐 달아난다. 그러나 곧 주인에게 붙잡힌다. 체포된 아버지를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브루노. 자전거 주인은 경찰에게 안토니오를 풀어주라 한다.

전쟁의 상흔으로 피폐해진 서민들의 애환을 어린아이의 영롱한 눈망울을 통해 절절히 표현하고 있다. 처참함 속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안토니오, 피해자에서 도둑으로 변해버린 그를 바라보는 아들의 모습과 심상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선하게 살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 두 부자의 복잡한 심경, 아버지로서 지니는 의무감과 압박감, 그들의 애잔하고 비극적인 상황에 눈물을 참기 힘들다.

진실도 집단 이기주에 몰리면 거짓이 되어 버리는 인간 군상들의 단면, 소박하고 고된 하류 계층의 삶이 로마 길거리를 배경으로 우울하게 펼쳐진다.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잔영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한줄 요약: 자전거 하나로 인해 벌어지는 절도 사건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비애, 전쟁에 대한 진지한 성찰 등이 담겨있는 걸작.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구글플레이 등. 93분


김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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