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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에 얽힌 웃픈 가족 드라마 '마이 독 스튜핏'

가족에게도 한물간 작가 취급을 받는 앙리(이반 아탈)는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초대형견스튜핏과 친구가 된다. [스튜디오 카날]

가족에게도 한물간 작가 취급을 받는 앙리(이반 아탈)는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초대형견스튜핏과 친구가 된다. [스튜디오 카날]

한때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리던 50대 중반의 앙리(이반 아탈). 25년 전 발표했던 작품 하나로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그 이후 오랫동안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앙리는 이제 주변과 가족들로부터 한물간 작가로 취급당한다. 네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그의 삶은 꼬일 대로 꼬여 자포자기 상태에 와 있다.

비가 몹시 내리는 어느 날, 앙리의 집 정원에 초대형견네오폴리탄마스티스 한 마리가 나타난다. 집 안 거실까지 들어와 소파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앉아 주인 행세를 한다. 식구들이 아무리 쫓아내려 해도 나갈 생각을 안 한다. 앙리는 하는 수없이 ‘스튜핏’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같이 살겠다고 마음먹는다.

얼마 전 앙리네 반려견이 옆집 개에게 물려 죽은 일이 있었다. 스튜핏은 옆집 개를 보는 순간 단숨에 제압해 버리며 앙리의 복수를 대신해준다. 스튜핏은 앙리를 조롱하는 동네 주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그런 스튜핏이 점점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앙리와 가족들 사이에 마찰이 잦아진다. 자녀들이 하나둘 집을 떠난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침묵과 무반응으로 반응하던 아내 세실(샤를로뜨갱스부르)마저도 앙리를 떠나고 만다. 앙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는 스튜핏 뿐이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앙리는 실패와 좌절의 표본이다. 자유를 원했지만 정작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씁쓸한 고독을 맛본다. 한 가장의 애잔한 자기반성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부부를 연기하는 아탈과갱스부르는 실제로 부부다. 아탈이 연출하고 부부가 함께 출연한 My Wife is an Actress, Happily Ever After에 이어 세 번째 영화다. 남편 때문에 심장이 타들어 가는 아내의 고뇌를 표현하는 갱스부르의 무르익은 연기가 돋보인다.

어느 가정이나 문제를 품고 살아가지만, 가장의 선택에 따라 현실의 고민은 얼마든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각자의 자기반성이 없이 문제는 안으로 더 깊어만 갈 뿐이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시니컬함이 여기저기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가정의 소중함으로 결론을 맺는 프렌치 드라메디(dramedy). 버추얼 시네마로 감상할 수 있다.


김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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