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축구 영웅의 사랑과 투혼
더 키퍼 (The Keeper)
트라우트만(데이비드 크로스)은 전쟁이 끝난 후 포로수용소가 있던 맨체스터에 정착하여 맨체스터 시티 소속 골키퍼로 활약한다. 그는 1949년부터 1964년까지 총 545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1956년 FA컵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에 최고의 수훈감으로 기록된다.
트라우트만은 1955년의 FA컵 준우승에 이어 이듬해에도 팀의 결승 진출에 지대한 공을 세운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대서사극을 연출한다. 버밍험 시티와의 경기 도중 상대 팀 선수와 충돌,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당시는 교체가 허용되지 않던 시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트라우트만의 불굴의 투혼으로 끝내 FA 우승컵을끌어안는다.
영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나치 앞잡이라고 그를 비난했던 영국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영국 축구는 2차 대전의 아픔과 상처를 베르트 트라우트만이라는 나치 출신의 골키퍼를 통해 감동이 깃든 화해와 치유의 순간들을 만들어 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입단을 반대했을 때, 정작 그에게 축구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언론에 호소한 사람은 유대인 랍비였다. 영국의 유대인 공동체는 나치의 전쟁 범죄에 참여했던 트라우트만의 후회와 자책을 받아들였다.
영화는 수용소에서 만난 영국 여성 마거릿(프레야 메이저)과의 사랑과 결혼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버추얼 시네마.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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