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와인은 어떻게 7000년을 이어왔나
와인과 전쟁(Wine and War)
전쟁 속 와인 역사 추적
영화 수익 아동 기금으로
레바논의 와이너리들은 대부분 해발 1500m의 베카 고원에 위치해 있다. 고대 로마인들이 술의 신 바쿠스를 모시는 신전을 세우고 포도로 장식했던 유적지다. 기원전 1000년경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 이곳에서 재배된 포도 묘목이 전파되어 유럽 와인 양조의 시조가 됐다.
고대 시대 레바논 와인 무역의 흔적은 고대 페니키아의 해상 무역의 경로를 파헤친 고고학의 발굴 자료들은 근거로 한다. 이미 6000년 전 페니키아인들이 레바논 지역의 포도나무로 와인을 생산하고 이집트, 그리스에 수출했다는 기록들이 발견됐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이어진 프랑스의 레바논 통치는, 레바논 와인의 고급화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레바논의 세계적 명품 와인 샤토 무사르(Chateau Musar)도 이 시기에 시작됐다.
‘와인과 전쟁’은 7000년 전 시작된 레바논의 와인 제조가 어떻게 오늘날까지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 레바논의 유적지를 답사하며 와인이 궁극적으로 인류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레바논의 역사와 공존해온 와인은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후하게 대접하는 미덕의 현장에 반드시 등장해온 ‘환대’의 대명사였다.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중단되지 않고 생산된 불굴의 상징이기도 하다. 격변기의 적대감 속에서도 사람들은 와인을 통해 평화와 관용을 잃지 않으려 했다.
‘와인과 전쟁’은 이제껏 알려지지 않던 레바논의 역사를 와인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USC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만난 두 친구 마크 존슨과 마크 라이언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25년간의 레바논 생활에서 몸소 익힌 레바논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철학과 열정을 기록한 마이클 카람의 저서 ‘레바논의 와인’이 모티브가 됐다.
영화 수익은 베이루트에 소재한 조르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린이들의 치료기금으로 전액 사용된다고 한다. 버추얼 시네마.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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