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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의 자존감 ‘사랑스럽게’ 빛나다

미스 준틴스 (Miss Juneteenth)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준틴스)에 행해지는 미인대회를 통해 모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엄마 역의 니콜 비하리의 연기가 돋보인다. [Vertical Entertainment]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준틴스)에 행해지는 미인대회를 통해 모녀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영화. 엄마 역의 니콜 비하리의 연기가 돋보인다. [Vertical Entertainment]

6월 19일은 미국의 흑인들에게 최고의 축제일이다. 노예제도의 종식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준틴스(Juneteenth)’는 June(6월)과 19일(Nineteenth)의 합성어를 구어체로 발음하면서 생겨난 단어이다.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노예 해방령에 서명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노예들을 해방시켰다. 그러나 당시 이 소식은 남북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즉각적으로 알려지는 대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서서히 퍼져 나갔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흑인들은 축제 마당을 연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행사들이 중단됐다. 준틴스는 비단 흑인들만의 축제는 아니다. 노예제도의 종식은 곧 자유와 인권 쟁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년 내로 이날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 플로이드의 부당한 죽음 이후 인종차별과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조된 시기에, 거리의 축제 대신 위안을 줄 만한영화 한 편이 눈길을 끈다.



떠오르는 여성 감독 군에 속하는 신예 채닝 고드프리 피플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미스 준틴스’는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인대회를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흑인 여성들의 주체성이 강조된 사랑스러운 영화다.

텍사스주는 해마다 6월 19일이면 ‘미스준틴스’라 불리는 미인대회를 개회한다. 싱글맘 터코이즈(Turquoise, 니콜 비하리)는 15년 전 이 대회에서 전액 장학금을 보장받는 미스 준틴스로 선발되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틴에이저로 각광받았지만 이후 그녀의 삶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바비큐 식당에서 일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딸 카이는 유일한 위로와 희망이다. 반항아 기질이 농후한 카이지만 엄마와는 친구처럼 지낸다. 터코이즈는 자신의 부서진 꿈을 딸을 통해 이루려는 듯 카이를 미스 준틴스 대회에 출전시킨다. 모녀간에 갈등, 전 남편과의 불화가 이어진다.

폭스의수퍼내추럴 드라마 ‘슬리피할로우’에서 애비밀스 역으로 낯익은 배우 니콜 비하리의 존재감이 영화 내내 빛을 발휘한다. 진정성 넘치는 그녀의 엄마 연기가 따뜻하고 풍부한 감동을 전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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