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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주의에 물든 용서를 탐구하다

얄다(Yalda, a Night for Forgiveness)

‘얄다’는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문제로서의 ‘용서’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영화. [Film Movement]

‘얄다’는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문제로서의 ‘용서’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영화. [Film Movement]

‘얄다’는 한국의 ‘동지’에 해당하는 이란의 절기다. 페르시아 전통의 혼이 스며있는 종교행사(조로아스터교)로 연중 가장 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온 가족들이 모여 우의를 다지며 다음날 뜨는 태양을 함께 환영하는 날이다.

65세의 남편인 나세르의 죽음을 방조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26세의 젊은 여성 마리암. 할아버지뻘의 남편과는 사랑 없는 정략결혼 관계였다.

마리암의 운명은 나세르의 딸인 모나에게 달려 있다. 피해자의 유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법이 실제로 존재한다. 마리암은 죽은 남편의 유일한 혈육인 모나에게 용서를 받아야만 사형을 면할 수 있다.

모나가 마리암을 용서할지에 대한 여부는, 이란의 명절인 ‘얄다’의 밤에 생방송 되는리어리티 쇼에서 결정된다. 수백만 명의 시청자들이 마리암의 생사를 가리는 장면을 목격하기 위해 TV 앞에 앉아 있다.



마리암과 모나는 과거를 되살리면서 ‘용서’라는 주제에 관하여 토론을 한다. 프로그램 프로듀서들은 라이브 방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하여 온갖 전략을 동원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리얼리티TV와 민족의 전통과 관습 그리고 차가운 현실이 뒤엉켜 흥미와 ‘혼란’을 야기시킨다.

미디어의 상업주의적 속성과 이란 사회의 관습적 성차별, 자본주의, 계급 간의 갈등 등 복잡한 주제들이 언급된다. 모나와 마리암 사이에 얽혀 있던 음모와 배신이 반전을 거듭하면서 사람들은 각자 ‘판단자’의 위치에서 흥분하기 시작한다.

최대의 반전은 ‘돈’이다. 예기치 못한 충격적 발언들이 튀어나온다. 용서하지 못함은 결국 돈 때문이다. 마리암과 모나는 방식이 서로 다를 뿐 돈의 유혹에 지배당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물질주의적 세상에 살고 있다. 부가 사회를 지배할수록 정신은 빈곤해져만 가고 불공평은 갈수록 심화하여 간다. 가난과 부가 있을 뿐 천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뒤섞으며,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1인 미디어 플랫폼에서 오가는 ‘자기표현’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진다.

영화를 자신을 표현하고 현실을 기록하는 예술 매체로 인식하는 마수드바크시 감독의 작품. 다큐멘터리인지 극영화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영화.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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