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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김기덕 감독 코로나에 스러지다

세계 3대 영화제 석권 ‘명장’
라트비아 현지 병원서 사망

해외 체류 중이던 영화감독 김기덕(사진)씨가 11일(현지시간) 라트비아 현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고 타스 통신이 지역 언론 델피(Delfi)를 인용해 보도했다. 향년 60세.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했으나 이달 5일부터 연락이 끊겼고, 동료들이 현지 병원들을 수소문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라트비아 북부 휴양 도시 유르말라에 저택을 구입하고, 라트비아 영주권을 획득할 계획이었다고 델피는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해 칸 영화제 작품상(황금종려상)을 받기 전까지 김 감독이 ‘피에타’로 2012년 베니스영화제 작품상(황금사자상)을 받은 게 한국영화계에선 가장 큰 트로피였다. 덕분에 그해 은관문화훈장까지 받았다. 앞서 2004년엔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은곰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아리랑’으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으며 3대 영화제에 두루 이름을 올렸다.

1960년 경북 봉화 출생으로 서울로 이주한 10대 시절부터 공장에 다니는 등 정규 대학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90년대 프랑스에서 그림을 공부하다 독학으로 영화 감독을 꿈꿨다. 96년 데뷔작 '악어’로 충격파를 던진 후 거의 매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었다. 대자본이 장악한 한국 영화계에서 저예산 독립 제작 체제로 작업하며 각본·연출·미술을 거의 스스로 담당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쁜 남자’(2002) 등을 통해 소외되고 도태된 자들의 원초적인 삶을 자극적인 영상미학으로 선보이는 게 그의 장기였다.



하지만 특유의 폭력적인 작품세계 이면에서 영화 제작 현장 자체가 폭력적이라는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 전 세계적인 ‘미투’ 파문 속에 그와 영화를 함께 했던 여배우·스태프들이 각종 성적인 행위를 강요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법정 다툼을 벌이는 한편 해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내 삶은 그렇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2017)을 끝으로 한국 영화계를 떠나 해외를 떠돌았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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