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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에 신화 대신 인간 입한 첩보문학 제왕

이달 타계한 거장 존 르카레 원작 영화 베스트5

냉전 시대 베를린이 배경인 르카레의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냉전 시대 베를린이 배경인 르카레의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007시리즈’의 작가 이안 플레밍과 함께 ‘스파이 소설’의 양대 산맥을 이루던 존 르카레가 지난 12일 8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의 첩보 소설들은 실제 그가 몸담았던 영국의 첩보기관 MI6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어서 더욱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첩보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 올린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르 카레의 작품들은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다.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007시리즈의 화려한 전개와는 달리 르 카레는 냉전 시대의회색빛으로 MI6 첩보원들의 어두운 삶을 진지하고도 진중하게 그렸다. 혼란과 배신, 비정한 음모 등이 촘촘하게 깔린 그의 소설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 5편을 소개한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1965년, 마틴 리드 감독


냉전의 비극적 유산과 인권을 다룬 ‘모스트 원티드 맨’.

냉전의 비극적 유산과 인권을 다룬 ‘모스트 원티드 맨’.

르카레의 대표작.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60년대 베를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암울한 이야기. 리처드 버튼이 동독에서 활동하며 기밀을 빼내는 영국 스파이 리머스로 출연한다.



리머스는 동독에서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이 모두 살해당하자 영국으로 소환된다. 퇴직하여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알코올중독자가 된다. 그런 그에게 다시 첩보 임무가 주어진다. 베를린에 잠입, 동독 첩보계의 거물을 제거하는 작전이다.

염세주의적 뉘앙스에 비정한 토사구팽, 조국에 대한 갈등이 조용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전개된다.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 치밀한 복선, 절묘한 스토리 등 첩보 영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0년대 동서 냉전 시대의 침울한 정서와 어울리게 흑백으로 제작됐다. 특유의 무게감으로 50대의 퇴물 스파이 리머스를 고독하고 우울한 캐릭터로 표현해낸 버튼의 눈빛 연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데들리 어페어
(The Deadly Affair)
1966년, 시드니 루멧 감독


M15 소속 첩보원 찰스 돕스(제임스 메이슨)는 외무성 관리 사무엘 페난(로버트 프레밍)이 공산주의자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페난을 심문한다. 이어 페난의 석연치 않은 자살에 돕스는 살해일지 모른다는 의혹을 품지만 상관은 이를 무시한다.

옛 전우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아내로 인해 심경이 복잡한 돕스는페난의 죽음을 파헤치며 더러운 권력이 꾸민 음모에 서서히 접근해 간다.

프랑스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시몬느 시뇨레가 페난의 아내 엘사로 등장한다. 르 카레의 첫 번째 소설 ‘죽은 자에게서 걸려온 전화’(Call from the Dead) 를 시드니 루멧(네트워크, 성난 12인)이 연출했다.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
2005년, 페르난도메이렐리스 감독


인권운동가 테사(레이첼 와이즈)와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외교관 저스틴(랄프 파인즈)은 사랑에 빠진다. 적극적인 성격의 테사는 케냐로 발령받은 저스틴과 함께하기 위해 결혼을 결심하고 케냐로 떠난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은 잠시일 뿐, 테사는 곧 살해당한다.

저스틴은 테사의 죽음이, 그녀가 파헤치려던 제약회사의 음모와 관련되었음을 알게 된다.

‘시티 오브 갓’(2002)을 연출했던 페르난두메이렐리스 감독은 테사의 죽음 이전과 이후를 플래시백으로 교차시키며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한편, 정부와 제약회사간의 불법거래를 파헤치는 스릴과 서스펜스로 화면을 채워 나간다.

주의 깊게 생명과 성장을 지켜보는 정원사의 고요한 내면을 연기한 파인즈, 우아한 미모와 발랄한 성격의 테사를 열정적으로 표현한 와이즈는 모두 이 작품으로 다수의 연기상을 수상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
2011년,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


은퇴한 스파이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에게 M16에 침투한 러시아 요원을 색출하라는 임무가 배당된다. 영민함과 노련함으로 고위 간부들의 뒷조사를 펼쳐 나가는 중 예기치 않던 일들이 발생한다. 암살과 살해가 잇따르고 남녀 스파이들 간의 사랑이 흥미를 더한다.

존 허트,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하디 등의 영국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영국 아카데미상 11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탁월한 스파이이지만 의기소침하고 사생활에 문제가 많은 인물 스마일리 역을 출중하게 연기한 올드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최초로 노미네이트 됐다. 실제로 르 카레가 경험했던 소련의 이중간첩 킴 필비(Kim Phillby) 사건을 모델로 했다.

모스트원티드 맨
(A Most Wanted Man)
2014년, 안톤 코르빈 감독


독일 정보부 비밀조직의 수장 군터 바흐만(호프만)은 비상한 두뇌로 스파이계의 엘리트로 인정받는 자이다. 그에게 인터폴 지명수배자인 무슬림 청년 이사가 먹잇감으로 나타난다. 인권변호사 에너벨 리히터(레이첼맥아덤스)가 이사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바흐만은 이사를 이용하여 이슬람 테러조직의 중요 인물을 체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비극은잔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감한 시대의 현안과 얽힌 무슬림 불법체류자의 인권 문제가 심층적으로 그려진다.

조연이면서도 출연작마다 ‘씬스틸러’로 두각을 나타냈던 캐릭터 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유작. 술과 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인물 바흐만이 그의 마지막 역이 될 줄이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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