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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의 순애보, 아직도 풋풋한 설렘…‘러브 스토리’ 개봉 50주년

알리 맥그로는가난하지만 지적이고 자존감 높은 제니 역을 너무나 개성 있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그려냈고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알리 맥그로는가난하지만 지적이고 자존감 높은 제니 역을 너무나 개성 있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그려냈고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사랑한다면 결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야.)

영화 ’러브 스토리‘에는 이 대사가 두 번 나온다. 첫 번째는 죽음을 앞둔 제니(알리 맥그로)가 애인 올리버(라이언 오닐)에게 하는 말이다. 두 번째 대사는 제니가 세상을 떠난 후 올리버가 그의 아버지에게 던지는 말이다. 올리버의 아버지는 제니와 올리버의 사랑을 반대했었다.

이 대사는 사랑엔 후회가 없다는 의미를 지닌다. 진정한 사랑은 이별을 생각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올리버와 제니의 사랑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토록 사랑했던 제니와마침내 결혼했건만 백혈병이 제니를 올리버에게서 빼앗아 갔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영화가 있다. ’러브 스토리‘는 그런 영화 중 하나다. 우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는 영화. 명문 부호가의 아들이며 상속자인 하버드 대학생 올리버 베렛과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 가정 출신으로 명문여대 래드클리프 칼리지의 재학생인 제니 카발레리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

45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6년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재회한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

45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6년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재회한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

20대 시절에 이 영화를 감상했다면 그들은 지금 70대 노인의 삶을 살고 있을 터이다. 50년 후 다시 보는 ’러브 스토리‘는 어떤 느낌을 줄까.

'러브 스토리'는 1970년에 처음 세상에 나왔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제작사 파라마운트는 50주년을 맞는 2020년도에 ’러브 스토리‘를 재개봉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했을 것이다.

아이스하키 선수인 올리버와 음악을 전공하는 제니는하버드대학 도서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회적 신분의 차이를 이유로 올리버의 아버지는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한다.

졸업 후 주변의 냉대와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아버지는 올리버와 의절을 선언하고 모든 지원을 끊어 버린다. 올리버는 자비로 어렵게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고 제니는 사립학교 교사로 취직한다. 학교 근처에 위치한 집의 꼭대기 층을 얻어 가난하지만 행복한 신혼을 보낸다.

올리버는 제니의 내조로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의 유명 로펌에 취직, 생활고를 면하는 듯했으나 제니가 백혈병 말기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꿈이 이루어진 기쁨 후 찾아오는 슬픔과 좌절.

'러브 스토리'는 처음부터 알리 맥그로의 영화였다. 단역 배우에 불과했던 그녀는 ’러브 스토리‘의 대본을 접하고 ’제니‘가 되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리고 당돌하게 파라마운트의 제작 책임자 로버트 에번스를 찾아간다. 이 만남은 두 사람의 결혼으로 이어진다. 맥그로는 이후 ’게이트웨이‘에 스티브 맥퀸의 상대역으로 출연하게 되는데 그와 사랑에 빠진다.

영화 개봉 후 맥그로의 예쁘지 않은 용모가 화제가 됐다. 미래의 '캐리 그랜' 라이언 오닐의 호감 가는이미지에 비해맥그로는 그 시절 로맨스 영화의 여주인공들처럼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지적이고 자존감 높은 제니 역을 그녀는 너무나 개성 있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그려냈고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맥그로의 당돌함은 영화사에 가장 귀엽고 매력적인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 '제니'를 탄생시켰다. 맥그로우는 70년대를 풍미했던 집시풍 패션의 대명사이도 했다.

러브스토리는 '신파'다. 특히 후반부가 그렇다. 너무 슬퍼서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영화.

신파를 한국적인 드라마 정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신파의 진정한 '원조'는 '러브 스토리'였을지 모른다. '러브 스토리'의 영향을 받아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들도 한때 신파에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랑은 참으로 몹쓸 병이다. 사랑이 시작됨과 동시에 이별을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브 스토리‘는 그 이별의 형식을 제니의 죽음으로 그렸다. 스마트폰 시대, 디지털 시대에도 50년 전 올리버와 제니가 보여줬던 아날로그 순애보는 당신의 눈시울을 적실 것이다.

옛것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향수는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존재한다. 젊은 날 좋아했던 것들에서 다시금 사랑과 낭만을 경험하고픈 노스탤지어는 누구나의 감성일 것이다. 사랑은 향수다. 사랑으로 돌아가고픈 인간의 회귀본능.

'러브 스토리'는 슬프고 애처로운 사랑을 동경하는 우리들의 초상이다. 누구나 해보고 싶은 사랑, 그러나 우리들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그런 사랑.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제니에서 올리버로 이어지는 이 대사에 사랑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기막힌 복선이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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