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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우먼] '갤러리 두아르테' 대표 수잔 황…오픈 2년 만에 LA 아트쇼 참가

젊은 아티스트들에 전시 기회
"누구나 쉽게 찾는 공간 됐으면"

각 분야 프론트 라인에서 여성의 활약이 눈부시다. 훌륭한 리더십으로 이곳저곳에서 빛을 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포용과 절제, 인내와 사랑의 파워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리딩 우먼'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대단한 성취나 성공 스토리 보다 세상을 현명하게 리드해 나가는 그들의 소프트파워를 보며 교훈과 힘을 얻기 위해서다.

첫 번째로 LA 갤러리 '두아르테'DoArte)'의 수잔 황 대표를 소개한다. 갤러리 오픈 2년 만에 심사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LA 아트쇼 참가라는 쾌거를 이룬 아티스트 출신 갤러리 매스터다.

수잔 황의 삶의 모토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이다.



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고 집착함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 그는 오래전 깨우쳤다. 그래서 그는 2년 전 갤러리 '두아르떼' 오픈 후 전혀 무리한 전시를 유치하지 않았다.

괜찮은 화랑으로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성급함이 없지 않았으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자신을 다독이며 작은 전시회를 조용히 열어왔다. 대부분 창작활동에 매진해온 순수한 아티스트의 작품전이었다고 그는 돌아본다.

갤러리도 일종의 비즈니스다. 전시회 열고 작품을 판매하며 널리 홍보가 되어야 운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 하지만 그가 갤러리를 열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화랑=비즈니스'라는 기본 공식에서 일단 비켜가기로 결정했다. 자신에게 비즈니스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아티스트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그들의 창작 열정이 식지 않도록 불꽃을 보호해 주는 역할에 충실하는 쪽을 택했다.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그는 작가에게 전시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 지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은 작가에게 숨쉴 수 있는 공기와 같습니다. 무명 작가와 젊은 아티스트가 전시기회를 얻기란 매우 힘겹습니다. 이들에게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세상의 예술 혼을 살리는 일과 같지요."

갤러리 존재의 의미를 깨우쳤던 그는 '두아르떼'가 그 의미가 되도록 했다. 다행히도 남편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

그리고 그는 여기에 한가지 보태 지난해 10월 전국을 대상으로 드로잉 공모전을 실시, 대상에게 2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 콘테스트를 열었고 150여명이 응모하는 호응을 얻어냈다.

"욕심을 버리고 순수한 의미로 일을 하니 많은 분과 기관이 적극 후원해주시더군요. 갤러리가 해야 할 일이 전시회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지요."

LA 아트쇼 참가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오픈한 지 2년된 신생 화랑이 국제적 규모의 갤러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선하게 일함에 대한 신의 축복'인 것으로 수잔 황은 해석한다.

35년 전 미국에 와 쉽지 않은 이민의 삶을 걸어온 수잔 황은 2005년 중년의 나이에 패서디나 아트센터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하며 아티스트가 됐다. 한국에서는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항상 그림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그는 힘들어도 내 길을 가자고 용기있게 학교 문을 두드렸는데 결국은 문이 열렸고 뜻을 이뤘다.

미술 공부 후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그를 보고 주변에서는 '꿈을 이뤘다'며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의 참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커뮤니티와 작가를 위해 '움직이는 갤러리'를 운영해 보는 것, 아티스트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라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오픈 스페이스를 일궈가는 것. 그래서 미약하지만 이 세상에 예술이 꽃피도록 돕는 것, 그는 이를 진정으로 염원한다.

그의 꿈은 그래서 아직도 진행형이다.

"누구라도 들어오면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여유를 찾게 되는 매직 공간이었으면 해요."

삶이 팍팍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라도 '두아르떼'(4556 Council St. LA)의 문을 두드려 달라며 수잔 황은 커뮤니티에 새해 인사를 보낸다.

◇ 수잔 황이 살면서 얻은 행복 교훈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세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돈을 원하면 누가 뭐래도 열심히 돈 벌고, 집안살림하는 게 재미있으면 열심히 살림하면 되지요. 흔들리지 않고 자기 일에 몰두하다 보면 행복이 주어짐을 알게 됐습니다.

여성은 어쨌든 사회나 가정에서 어느 부분 손해보고 상처받는 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므로 강하고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평화와 행복은 자신의 내면에서 싹트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추구하고 일궈나가야 합니다. 열심과 성심을 다해 구하면 주어진다는 것도 삶에서 배웠습니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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